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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투표하고 왔어요

● 투표 하고 왔다. 6시 땡하면 하고 오려던 것이 원래 계획이었으나, 아침에 일어나니 메멘토 상태... 6시 반쯤 되어 "러브 스위치" 재방송 끝나고 뉴스를 돌려서야 "아 오늘 투표하는 날이지" 기억이 났다. 부랴부랴 씻고 옷입고 나섰다.

● 얼래, 우리 동네 노인정이 어딨더라... 이사온지 2년이 다되가는데, 막상 노인정 위치도 모르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를 빙빙 돌다가 기어이 경비 아버님께 여쭤보다. 헉, 우리 집 바로 앞에 "투표소" 표지가 있었다. 고개를 옆으로만 돌렸어도 봤을 것을 지나치고는 10분여를 헤맨거다.

● 투표하러 나가기 전에, 다시 공보자료를 꼼꼼히 읽었다. 그래도 여전히 모르겠다. 8명을 뽑는건 확실히 너무 많다. 헛갈릴 만한 사람들 이름을 다시 주지하고 나갔다. 이번 선거, 여러모로 막장이다. 관심이 많은 나도 이렇게 어려운데, 관심이 없는 분들이나 복잡한거 신경 못쓰시는 분들은 그냥 아무거나 (위쪽으로 몰리려나.. 그래서 교육감은 순서도 따로 추첨을 한거겠지) 찍고 나오실 것인 눈에 보인다.

● 심지어 비례대표 투표용지에는 공보자료를 넣지 않은 정당들의 이름까지 보였다.

● 미래연합이라고 바꿨다고 했는데, 공보자료에는 여전히 "친박연대"를 적는 분들이 많다. 딱 연애인 팬클럽 수준이다. 어쩌면 "카시오페이아" 가 더 정직한 모임일 것 같다.

● 스님 한 분이 사대강 반대를 서원하며 소신공양을 하셨다. 어떤 영향이 있으려나... 제발 영향을 많이 줬으면 좋겠다는데, TV 뉴스에서는 안다루는 것 같아 좀 황당하다.  네이버의 뉴스검색을 해봐도 공중파는 YTN과 MBC만 보인다. 신문은 한겨례와 경향신문만 오늘자 신문에서도 다룬 것 같다. 이런게 방송 장악이라는건가.

● 천안함 사태를 다시 전정권 심판론으로 연결시키는 탁월한 재주. 재수없다.

● 1년에 세금을 400만원도 넘게 내는데, 또 여당이 되면 참 우울할거 같다. 내 세금으로 땅파고, 애들은 굶기고, 의료마저 산업화하려 드는 사람들이 참 싫다. 진지하게 영국으로의 취업이민을 고민해 봐야 할 때가 온건가. 가더라도 장가는 가고 가야 할텐데...

● 이번선거, 완전 눈감고 찍기가 될까 겁난다. 부디 소양있는 사람들이 많이, 바르게 투표를 했으면 좋겠다. 난 가끔 민주주의에 회의가 드는 것이, 맹인 양로원에 계신 80먹은 할머니의 한 표와 내 한표가 동등하다는 점이다. 정보를 자유롭게 얻을 수도 없고, 투표를 스스로 행사할 수도 없는 분의 한표와 내 한표가 같다는건 모순이다. 그 분이 한 표를 들고 있기 때문에 양로원에서나마 보호를 받고 사실 수 있다는 현실이 마음 아프다. 그 한 표나마 들고 있어야 선거때라도 들여다보고 쌀과 라면이라도 넣어주는 사람들이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