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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좋은 평이 많았지만, 재미 없었다는 사람들도 있었던 영화라, 기대반 의심반으로 영화를 보았다. 영화는 기대대로였다. 정말 좋았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꽉 짜여진 이야기가 뛰어난 그래픽과 함께 펼쳐졌다.
무엇보다, 아주 압축해서 보여준 프레드릭슨 할아버지의 일생이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나이어린 아이들이라면 이 영화가 갖는, 그 한장면 한장면에 내재된 의미들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지나간 장면들이지만, 난 마지막 장면 - 장례식을 마치고 혼자 눈을 뜨는 장면 - 에서 눈물이 났다. 요즘들어 눈물이 흔해진 것도 사실이지만 (나이를 먹나보다. 삶이 정말도 힘겹던가...), 같은 꿈을 갖고 있던 두 부부가 페루 여행을 앞두고 한명이 세상을 먼저 떠야할 수 밖에 없는 스토리. 이 이야기보다 더 가슴을 먹먹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다시 한번 감동적인 장면은, 러셋을 구하기 위해 할아버지가 두 부부의 의자까지 내려놓는 장면이다. 다른 것들은 모두 내팽개쳐졌지만, 두 부부 의자만은 오롯이 바로 서있었다. 부인을 사랑하던 마음이 아이에게로 변경되는 순간이었다. 그 이후의 스틸 컷으로 나오는 에필로그들도 한 장면 한 장면이 그냥 준비된 것이 아닌, 깊은 의미를 지닌 것들이었다. Ending credit에 어울리면서, 스토리에 맞는 장면들을 구성하기 위하여 작가들이 얼마나 아이디어를 짜냈을까.
아동용 에니메이션으로 보여지지만, 깊은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중학생도 어리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 아이에게라면 5 ~6번 보여줘야 그 장면들을 이해할 것이고, 그 보다 어른들에게 더 의미가 있는 경화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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