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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어른인가 싶지만 여전히 어린 나이 |
회사에 처음 와서 가장 놀란 것이, 40이 다 되어가는 과장님들이 점심시간에 농구코트 자리 맡겠다고 점심을 후딱 먹고 뛰어나가는 모습이었다. 이건 고등학교 때 많이 보던 모습인데... 라는 생각에 묘한 생각이들었다. 신입사원이 보기에 과장님들은 정말 하늘 같은 존재인데, 4년차가 끝나가는 지금에서 돌아보면 결혼 한 것만 빼면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아이 없는 과장님들도 꽤 많다. 정말.)
황석영, 이외수, 이문열 같은 작가들의 성장소설을 보면, 우리 아버지 때만 해도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자신의 내일 끼니를 스스로 책임져야 했던만큼, 지금의 대학생들에 비해 훨씬 더 성숙하고, 어른스럽고, 고민을 많이 하는 모습이 보인다. 나를 포함하여 요즘에 젊은이들은 20대 후반,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도 오롯이 혼자 고민을 해본 일이 별로 없는 듯 하다. 대부분 크리티컬한 이슈들은 부모님들이 감당을 해 주시고, 민족과 역사의 고민 같은건 이미 낡은 이슈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그거 학점과 취직, 허접한 연얘 상담이 그네들의 고민의 전부이니 - 물론 스스로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 젊은이들이 여전히 사춘기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이다.
10년전, 내가 대학생 때만 해도, 교회 중고등부에는 대학생 교사들이 많았다. 어른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학생들을 지도했는데, 요즘은 대학생 교사는 한 명도 없다. 오히려, 고등학생들보다 그네들이 고민이 더 많고, 더 위험한 시기라고 한다. 이건 단적인 얘지만, 어른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질풍노도의 시기가 연장되는 젊은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서른살, 이제는 어른이 된건가? |
서른인데, 계란 한판인데, 초가 케이크를 뒤덮고 나서 이제 단 세 개의 긴 초만 남았는데, 여전히 가슴은 답답하고, 스스로에게 명확한 결단을 내려주지 못하는 나이. 결혼과 새로운 직장과 진학 사이에서 여전히 고민하고 갈등하는 나이가 서른살이다. 20년 전 같으면 20살에 했을 고민들은 오늘 날의 서른살 들이 겪고 있다.
넌 참 잘해왔다 |
가장 와닿는 이야기. "만약 당신과 같은 사람을 만난 다면 뭐라고 해주겠습니까?"
"그래, 넌 참 잘해왔다. 고 칭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
"그 말을 왜 스스로에겐 해주지 못하십니까?"
눈물이 핑 돌았다. 이 글을 쓰는 순간도 다시 눈물이 돈다. 넌 참 잘해왔다. 이 말이 필요했다.
이 땅의 외롭게 고민하고, 갈등하는 서른살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건넨다. 니들이 고생이 많다.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넌 훨신 좋은 결과를 내고 있고, 니가 열심히 살고 있다는거, 내가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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