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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란 것의 근본은 이야기이고, 그 이야기 중에서도 사람들이 살아가던 이야기라는 것이 가장 큰 가치와 설득력을 갖기 마련이다. 이 소설은 "수필"이라는 제목처럼 작가 스스로가 어린시절을 보냈던 관촌마을에서의 기억들 - 특히 여러 평범한고도 독특한 사람들과의 - 을 연작 소설로 엮어낸 것이다. 시간의 흐름을 따른 것이 아니라 인물 한명 한명을 추억하며 써나간 그런 작품이다.
성석제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읽으면서 뒤집어지며 웃었던 것과는 달리, 비슷한 배경과 소재를 갖고 썼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가슴이 따뜻해 지는 느낌과 미어지는 슬픔을 느꼈다. 한사람 한사람의 목숨이 작지 않기에, 그 삶이 작은 느낌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페이지를 정신없이 넘기며 한명 한명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소 읽기 어려운 만연체이고 주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잡히지 않은 "수필"같은 소설이기에 가끔 지루하기도 했지만 일단 이야기의 맥락이 잡히고 인물이 머리속에 그려지기 시작하면 이웃집 사랑에서 밤새워 이야기를 듣듯이 그렇게 읽을 수 있었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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