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이야기 3 (완결)
국내도서>역사와 문화
저자 : 시오노 나나미(Nanami Shiono) / 송태욱역
출판 : 문학동네 201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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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은 아쉬웠던 살라딘 VS 리차드 의 4차 십자군 전쟁 

 

● 사자심왕 리차드가 지휘했던 4차 십자군 전쟁은 역대 십자군 전쟁 중 가장 멋진 장면이자, 수없이 많은 영화와 판타지 소설들의 모티브가 된 전쟁으로 알고 있었다. 마치 판타지 소설에서 이기고 지기를 반복하며 엄청난 피가 흐르는, 일진일퇴의 치열한 공방전을 기대했으나, 책의 삼분의 일에도 못미쳐 깔끔하게 정리가 되버렸다. 


● 전쟁 내용을 설명하면 스포일러가 되려나... 암튼 전쟁은 깔끔하게 끝났고, 명장들은 서로의 능력을 인정하며 신사협정을 맺고 전쟁을 끝낸다. 이후 귀국길에 오른 리처드의 모험이 한판 더 남았지만. 


● 십자군 전쟁 중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4차, 6차 십자군 전쟁의 특징은, "외교는 피흘리지 않는 전쟁이고, 전쟁은 피흘리는 외교다" 라는 말로 잘 설명된다. 대군을 이끌고 이슬람 영역에 들어와 무력시위를 하고, 실제로 전투를 하면서도 두 진영은 서로간에 외교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협상을 해 나간다. 그 마지막은 장렬한 최후결전이 아닌, 서로의 명예와 신의를 존중하는 협상으로 마무리되고 이렇게 보장된 평화는 이후 수십년간 이어진다. 



   능력자 VS 입만 산 사람들  
 


● 글 곳곳에서 시오노 나나미의 종교에 대한 불편한 시각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사실 그 불편한 시각은 그리스도교 자체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쥐뿔도 모르면서 전쟁만 주장했던 성직자들에 대한 것이다. 3권 내내 대비되는 것은 리차드나 프리드리히 같이 리더쉽을 발휘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사람들과, 종교열에 들떠 무조건 피흘려 성지를 되찾아야 한다는 말만 반복하며 무능한 전쟁을 거듭하다 정말로 무의미한 피만 흘리고 원정에 실패한 사람들이다. 훗날 "성왕(聖王)" 이라 불리고, 카톨릭 성인의 반열에 올랐지만, 그 한사람의 무능함 때문에 죽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가 "실지왕(失地王)" 이나 "미남왕(美男王)" 같은 별명의 왕들과 뭐가 다르겠는가. 역사를 읽는다는 건, 자신이 어떤 입장에 서 있는지 다시 한번 반성하게 만든다. 


● 더 중요한 것은, 역사는 늘 반복된다는 것이다. 6.25 전쟁중에도 당시 뉴스위크를 보면, 교착상태에서도 전쟁을 계속하기를 주장하던 이승만을 비난하는 미군들의 인터뷰가 나온다. 실제로도 휴전 협상 기간에도 얼마나 많은 피가 흘려졌고, 하루에도 몇번씩 고지의 주인이 바뀌는 치열한 전투가 계속 되었다. 친일파 출신의 당시 대장은 "한치의 땅도 거져 얻어진 것은 없다" 라고 얘기 하지만, 전쟁 막판에 고지 하나를 두고 뿌려진 피를 생각하면 쉽게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 십자군 전쟁 기간 내내 누군가는 계속해서 "성지는 피흘려서 얻어야지, 협상으로 얻는 것은 진짜 얻은 것이 아니다" 라고 말한다. 


● 심지어 아직도 주석궁에 탱크를 몰고 가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뭐 이런 사람도 십자군 이야기에 몇번 나온다. 사보나놀라 같은 사람, 소년 십자군을 이끌고 모세 흉내를 냈던 몇몇 소년들. 역사를 아니는 사람은 이런 말의 결과도 알고 있다.


Posted by 지그프리드 지그프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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