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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휴가는 끝나고... 출근하기는 왜이리 싫은지...

 두번째 세부에서의 휴가가 끝났다. 오늘 새벽 비행기로 돌아와서, 빗속을 뚫고 자가용 편으로 복귀했다. 샤워하면서 동기와 잠깐 통화해쓴데, 회사 분위기는 여전히 뒤숭숭한 것 같다. 정리된 것은 하나도 없고, 크리티컬한 문제들만 산적해 있는 상황 말이다.

  천국에서의 꿈같은 휴가를 마치고 지옥으로 복귀하면서 느끼는 것은, 내가 정말 이 일을 사랑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스트레스가 완전히 제거된 상태에서 다시 복귀라는 압력이 가해졌을 때, 중성부력이 맞춰지기 보다는, 고막의 압착이 일어나는 것 같은 통증이 엄습해 온다. 실제로, 작년과 마찬가지로 복귀 이틀 전 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과 설사로 시달리고 있다. 이번에는 약을 충분히 챙겨가서 계속해서 먹으면서 버텨지만, 속은 여전히 편치만은 않다.

  이번 휴가의 가장 큰 수확이라면, 내가 정말로 내 사수와 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 출근하자 마자 커리어 마켓에 다른 일을 달라고 등록을 할 것 같고, 좀더 상태가 심해지면 과장님과의 직접적인 면담도 할지 모르겠다. 아예 좀더 장기적으로, 퇴사와 유학을 고민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이미 적지 않은 나이에 결혼이 훌쩍 뒤로 밀려버리겠지만, 이게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법임에는 이견이 없다.

  무엇이 옳은 일일까. 아마 계속해서 고민을 하게 될 것 같다. 여러가지 옵션이 있겠지만, 돈만 보고 여기에 계속 있는 것은 잘못하고 있는 일임은 틀림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