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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돈을 벌면서 가장 좋은점

  여름 휴가 후, 계속해서 드는 고민은, 내가 정말 여기서 계속 일을 해야 하는가 란 것이다. 내 멘토가 얘기했던 이야기 - 일이 맘에 들거나, 같이 일하는 사람이 마음에 들어나, 페이가 맘에들거나, 이 세 가지 중 하나만 충족이 되어도 직장생활은 계속 하는 것이다 - 란 이야기가 계속 귀에 맴돈다. 그 당시에는 이 일을 정말 좋아했고, 사람들도 그만하면 마음에 든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에는 일은 점점 루즈해져가고, 사수는 계속 불편하다. 결국 돈만 남았는데, 이 돈이 얼마나 중요한가 란 점에서 계속 해서 고민이다.

  여자친구가 없는 미혼 남 - 점점 노총각에 가까워지고 있는 - 에게 돈이란 많아도 많아도 모자란 것이란 생각과, 그까짓 결혼만 포기하면, 지금 당장 때려쳐도 평생 먹고 사는데는 지장없다  는 생각이 강하게 부딪치고 있는 요즘이다. 내가 꿈꾸는 가장 행복한 삶은, 능력있고 말 통하며, 동시에 아름답고 성품좋은 와이프와 행복한 가정을 꾸미는 것과, 국립대 국문과(혹은 문예창작, 사학, 경제학 같은 인문학) 에서 공부하며 자유롭게 읽고 쓰는 삶 으로 압축이 되는데, 사실, 둘의 우열을 가릴 수 가 없고, 동시에 시간이라는 장벽이 더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돈을 벌면서 - 특히, 나이에 비하여 꽤 넉넉히 벌면서 - 가장 좋은 점은, 일단 내가 뭔가를 갖고 싶다고 고민했을 때, 갖지 못한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일 것이다. 집도 그렇고, 차도 그렇고. 대형 TV와 SSD가 장착된 최신 PC. 아무때고 시켜 먹을 수 있는 치킨과, 세부로 날아가 한달 월급 쓰고 돌아올 수 있는 여유 같은 것들 말이다.

  그 중에서 오늘 느낀 점은, 잡지를 사서 보는데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있는 행복이었다. 페이퍼. 말로만 듣던 그 잡지. 큰 부담 없이 손에들고, 큰 감동을 얻고 있는 그런 잡지를 만났다. 하루 하루 읽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는 그 잡지.

  생각이 이렇게 저렇게 흐르고 있다. 이대로 그만 두고 다른 일을 찾는 것이 참으로 날 행복하게 할것인가. 이런 잡지를 써보는 건 어떨까? 혹은 이런 잡지에 실릴만한 글을 쓰는 작가가 되는 건 어떨까. 난 왜 이 힘든 일을 계속 하고 있는 걸까. 뭔가 대안이 필요하고 휴식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부서 이동이 필요한 요즘이다.

  미칠 것 같아서, 난 다시 글 사이로 숨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