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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Non IT

눈물을 마시는 새 - 이영도

눈물을 마시는 새 1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이영도 (황금가지,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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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타자에게 무한한 경애를. 기존의 양산되왔던 많은 환타지와는 다르게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을 탄생시켰다. 도깨비와 나가, 레콘이 인간과 공존하는 새로운 세계. 지극히 동양적인 소제들이지만 사회는 서양적인 정말 "환상적인" 세계관을 창조했다. 한 번이라도 뭔가 새로운 설정의 게임 시나리오나 소설을 써보고자 시도했던 사람은 이러한 설정의 창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것이다. 그렇기에 타자의 거의 완전하고 새로운 세계에 경외감 마저 느낀다.

  이영도 씨의 작품들에 나오는 특징들 - 과감한 사고의 생략 - "내 여동생은 과연 예쁜가?<드래곤라자>", "아스화리탈은 무겁습니다"<눈물을~> - 속담과 격언, 전설의 창조 "약속없이 하루에 세번을 만나는 사람에게는 목숨을 맡겨도 좋다"<드래곤라자>, "셋이 하나를 상대한다"<눈물을~> - 대상에 대한 현학적 결론 - "왕은 나에게 등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드래곤라자> , "왕은 눈물을 마시는 새다.<눈물을~ > - 인간 사회와 인간의 본질에 관한 현학적 토론과 결론 "헬턴트 영지는 아무르타트 때문에 오히려 활기차고 건전하다."<드래곤라자> , "어디에도 없는 신이 인간에게 준 것은 무엇인가?" <눈물을~ > 이 여전히 살아 있다. 드래곤자라에 가득한 유머 대신에 이책에는 엄청난 반전들이 남아있다. 정말 푹 빠져서 읽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이틀에 한권씩 읽어나갔다.

  다만, 퓨처워커 만큼이나 현학적, 철학적으로 변하는 4권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음을 고백한다. 한번 읽고는 아직 타자의 의도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 물론 드래곤라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 재미있는 책이었지만 역시 한 번 읽고서 작가의 숨은 의도들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한번에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만한 무거우면서 가벼운 책, 이것이 이영도의 책이니까. D & D 식의 환타지에 실망하고 지겨움을 느낀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정말 걸작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인상깊은구절]
  그 수증기는 그대로 티나한의 얼굴을 뒤덮었지만, 티나한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두 손으로 물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 물로 비형의 몸에 묻은 피를 정신없이 닦아내었다. 사람들, 그리고 신들과 두억시니와 대호는 충격 땜누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들리는 것이라고는 찰박거리는 물소리뿐이었다. .... 즈라더는 격심한 혼란을 뚜렷이 드러내는 얼굴로 티나한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심정도 이해할 만하다. 물로 누군가의 몸을 씻어주는 레콘이라니, 도깨비 선짓국 만든다는 이야기만큼이나 황당한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