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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Non IT

[뮤지컬] 그리스 @한전아트센터



● 2011. 06. 11. 한전 아트센터 공연의 마지막 바로 전날 뮤지컬 그리스를 관람했다. 

● 영국에서 가장 비싼 표로 본 것에 비하면 1/4 가격에 관람을 했는데, 무대가 영국에 비하여 협소하고, 무대 장치도 부족해서 실망했다. 특히, 자동차와 함께 나오는 "그리스 라이트닝" 신에서, 영국에서는 똥차가 회전하면서 아주 멋진 차로 바뀌고, 환상적인 무대가 연출이 되는데 반하여, 그냥 밋밋한 장면이 연출됬다. 남자배우가 엉덩이를 까는 장면도, 영국에서는 남자 배우들의 샤워씬이었는데, 좀 부족했다. 굳이 실제 엉덩이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는지도 의문이고... (객석이 쇼크를 받기는 충분했다.) 

● 영국판에서는 유진과 선생님의 감초역할이 상당했다. 댄스파티 신에서도 선생님이 채점자 역할을 하다가 마지막에 유진과 한바탕 댄스를 추는 장면이 있었다. 한국판에서는 선생님의 역할이 거의 없는 대신에, 치어팀 리더의 역할이 커졌다. 연출자가 몇몇부분 수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 한국판 공연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댄스파티 신이었다. 정말 마음에 들었다. 특히, 열심히 춤을 추던 빨간 플라멩고 치마를 입은 분 - 단역이어서 이름이 안나오네 - 은 내내 인상적이었다. 아름다웠다.

● 반면에, 실망한 부분은... 영국판이 워낙 화려했다고 할까, 완벽했다고 할까. 라이브 음악에 맞춰 했던 영국판에 비하여 음향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특히 그리스는 대사가 많은 뮤지컬인데, 첫 10분여 도입부가 리듬감 없이 그저 따따부따 쏘아대기만해서, 공연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감을 잡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연출부가 고민을 좀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호흡이 없이 랩을 하는 듯이 초반에 극이 흘러갔다.

● 가장 문제인 점은, 이 공연이 만 7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가 된 점이다. 이 공연 내용은 15세 이상 관람가가 적당하다. 오늘 공연은 특히 초등학생들의 단체 관람이 많았는데, 무슨 생각으로 이 공연에 아이들을 데리고 온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욕설도 많고, 싸우는 장면도 많고, 여학생들의 흡연, 음주, 임신까지 다룬다. 게다가, 저 형이 왜 저 누나의 가슴에 관심을 갖는지 까지 설명을 해줘야 할텐데, 이 공연에 아이들을 데려오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왜 아이들에게 공연을 보여주면서 공연의 내용에 대하여 확인을 하지 않는건지. 그저 "뮤지컬" 이면 다 고급 문화일거라고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지, 좀 실망스럽다. 엉덩이 노출 신에서는 여자 아이가 엄마에게 "너무 야해요" 라고 할 정도고, 공연 막바지 좀 지루하게 진행되는 부분에서는 "재미없어요" "와 이제 끝났다" 까지 외치는 아이들과 이런 공연을 같이 보는 것은 좀 짜증이 났다.

● 롱런 하는 인기 작품인 동시에 신인들을 대거 기용하고 있는 것 같은데, 연출부가 고민을 좀 더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인기 작인 만큼, 나처럼 오리지널을 보거나, 영화를 기억하는 분들도 많을 테니까. 음향과 노래도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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