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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이 무능한 책삼물림들아, 세상이 그렇게 만만치가 않단다 - 노동 OTL을 읽고

  올해 초, 세상물정모르는 철없는 아이들이 "최저임금을 낮춰서 고용을 늘리겠다" 라던가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국제기준에서 볼때 낮지 않다"는  모자라는 얘기들을 했었다. 노동계와 여성계의 극렬한 반발로 최저임금을 아주 약간 올리는 선에서 결론이 낮지만, 법을 정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책상물림들이 얼마나 세상무서운지 모르고, 세상돌아가는 물정을 모르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이 일에 자극을 받아서인지, 한겨례 21에서 "노동 OTL"이란 제목의 연작기사를 싣고 있다. 정말, 한 편 한 편 읽을 때 마다 가슴 한켠이 먹먹해 지는 것이, "이렇게 일해야만 살아야만 살 수 있는 나라가 과연 정상적인 나라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일을 그만하겠다는데 "그따위로 하려면 당장 나가" 라고 사장이 호통을 치는게 당연한 사회가 대한민국 사회이다. 잘나신 사장님들이 힘없는 아줌마들 막 쌍욕해도 되는 나라 말이다.

  누군가가, 최저임금은 정말로 그 돈만 주면 된다는 뜻이 아니라, 노동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라고 얘기를 했었다. 결국, 우리는 한 사람의 노동의 가치를 4천원짜리로 보고 있다는 뜻이고, 그건 곧,  대한민국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치가 일당 3만 2천원 짜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통령께서는 눈높이를 낮춰라, 혹은 맞춰라 라고 얘기를 하지만 그거야 말로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같은 이야기. 괜찮은 신문, 괜찮은 글, 괜찮은 이야기 하나 전하는 보좌관도 옆에 없다는 얘기다. 혼자 세상을 다안다고 믿는 건지.

  이런 부조리한 상황들, 착취가 당연시 되고, 누구나 내가 부리는 사람이면 막 대해도 되고, 힘없고, 돈없고, 교육까지 못받았으면 그냥 그렇게 살다가 죽던지 말던지, 와서 이런 일 하던지 말던지 하는 사회가 대한민국이라면, 이건, 그 전에도 여러번 말했지만, 국가도 아니고, 존속할 가치도 없다. 노동법 준수 까지는 말도 안하겠다. 사람의 사람에 대한 얘의라도 지켜야 하지 않겠나.

  나도, 토요일 세시 반에 전화받고 나갔다가 12시에 집에 돌아와 이 글을 쓴다. 아 머리아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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