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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sip about IT & Job

[영어 면접] 한자 교육이 강화되어야 하는가?

  몇년전에 치뤘던 입사 시험 중, 영어 토론 면접이 있었다.  8명의 지원자가 면접장에 들어가기 직전에 주제를 제시받고, 바로 방안에 들어가 면접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는데, 우리 조가 받은 주제는 "한자 교육은 강화되어야 하는가" 였다.

  8명중 두명은 꽤 유창하게 말했고, 나를 포함한 다른 6명은 그냥 그랬다. 기본 커트라인이 토익 650 정도였으니, 다들 일반 회화는 무리가 없었으나, 저런 주제와 관련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었고, 우리나라 분위기 상 옆에 앉은 지원자를 공격하는 형식이 되기도 어려워 토론은 되지 않고, 그저 외국인 면접관에게 주제에 관한 자기의 생각을 한마디씩 하는 정도였다.

  앞서 유창하게 말한 두 명은 한자 교육이 필요하다 - 한국어의 단어의 어원이 많아 많이 아는 것이 유리하다 - 는 내용으로 발표를 해서, 난 필요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본래 내 생각과도 같기도 했고, 조금 다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어로 뭐라고 말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으나, 문장이 자주 끊겼고, 단어 위주로 말했던 걸로 기억된다. 그당시 내 영어 실력이 그정도 였고... 그나마 다행인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기 보다는 뭐라고 계속 말을 했다는 점이다. 내용은 "사람들이 외국어를 쓰는 것은 자신의 모국어에 부족한 단어를 보충해줄 세컨 랭기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로마인들은 그리스어를 배웠고, 미국인들은 라틴어나 프랑스어의 도움을 받는다. 우리 선조들은 한자의 도움을 받았지만, 오늘날은 영어로 충분하다" 였는데, 영어로는 상당히 부끄럽게 말했다.

  그 뒤로 이 질문에 대해 영어로 대답을 만들어 보는 것은 내가 심심할 때 마다 해보는 일이 되었다. 어떤 단어로 어떻게 문장을 만들었으면 더 잘했을 텐데 하는 생각을 지금도 한다. (아, 회사는 합격했었다.) 다양한 논거로 대답을 만들어보고, 어떤 단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사전도 찾아보곤 한다.

  만약 오늘 다시 면접을 보고, 같은 주제를 준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 같다.



 " As you know, Korean character, 한글, doesn't have capital latter. So, parents used Chinese characters to highlite,  & distinguish some words. Sometimes to emphasise the meaning of words, writers used Chinese characters. 20 years ago, many company names & logos used Chinese characters. For example, 삼성, 금성, 선경, 제일제당, 포항제철, etc. But, nowadays, Samsung no more use Chinese characters on ther logo, 금성 became LG, 선경 became SK, 제일제당 became CJ, 포항제철 became POSCO. It's a trend. Englsh is more powerful then Chinese characters now. I think, English is enough."

  여러분이 아시듯이, 한글에는 대문자가 없습니다. 그래서 아버지 세대에는 한자를 몇몇 단어들을 강조하거나 구분하기 위해서 사용했습니다. 종종 단어의 뜻을 강조하기 위하여 한자를 사용했습니다. 20년전만해도, 많은 회사이름과 로고에 한자를 사용했습니다. 예를들면, 삼성, 금성, 선경, 제일제당, 포항제철 등 입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삼성은 로고에 더이상 한자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금성은 LG가 되었고, 선경은 SK, 제일제당은 CJ가 되었고, 포항제철은 POSCO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트렌드 입니다. 요즘에는 영어가 한자보다 더 강력합니다. 제 생각에는, 영어면 충분합니다.



  뭐 논거는 좀 이상하고, 이야기의 흐름에 비약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회사 영어 면접이라면, 난 저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쉬운 영어에, 이해하기 쉽고, 느낌이 오고, 재미있고, 기업들의 이야기를 하니까. 입사 대상 회사를 맨 앞에 말하고, 혹은 회사의 옜날과 지금 로고를 손으로 그려서 보여주기라도 한다면 효과는 몇 배가 될 것이다. 

 PS. 삼성과 금성의 옜날 로고를 기억하시나요? ㅋㅋ 20년쯤 전의 잡지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