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중앙일보에 실렸던 모대학 불문과 졸업생의 글을 읽었다. [글보기]

  내 대학 생활은 어떴는지 생각해 보았다. 비슷한 고민을 나 또한 했었다. 전에 다른 글에서도 썼었지만, "젊은날의 초상" 과 같은 고민이 녹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대학생활은 고등학교 시절의 연장에 더 가까왔다. 어떻게 보면 고등학교 시절만도 못했다. 고등학교 때는 나보다 열심히 하고 똑똑한 친구들이 많이 있었지만, 성적순으로 짤라 들어오다시피 한 대학에서는 실제 수능에서 점수가 많이 않나온데다, 특차로 들어온 내가 상위권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의 토익성적은 과에서 두번째였다.

  내 대학생활과 고민은 중앙일보 글을 쓴 사람과 비슷했던 것 같다. 교양수업을 열심히 들었고, 쓸모없는 학회나 동아리에 몰려다니기 보다는 실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책을 많이 읽었고, 아무도 써먹지 않던 도서관의 도서구입신청 게시판을 통해 정말 좋은 책을 쉽게 구해 읽었던 것 같다. 신문에서 신간 추천 기사를 읽고 바로 신청하면 늦어도 두 주면 책이 들어왔다는 문자를 받았다. 학교 도서관에 자료가 부실할 때는 국립중앙도서관을 찾았는데, 끝없이 펼쳐진 서가가 나를 감동시켰다.

  가장 나를 변화 시켰던 것은 택배회사에서의 아르바이트 경험이었다. 그 곳에서 일을 하기 전까지, 난 세상 모든 사람이 대학을 나온 줄 알았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내 친구들은 다 대학을 갔고, 대학 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소리를 초, 중, 고 내내 들었기 때문이었다. 대학 진학 이후 새로 만난 친구들도 다 대학생이었고, 교회에서도 대학부에 있었으니, 내 주변에는 모두 대학생 밖에 없었다. 그런데, 세상은 그게 아니었다. 대학 영문과를 나와서 트럭을 모는 분도 계셨고, 한달 82만원 받아서 60만원을 저축하면서 서른 전에는 아파트를 사겠다는 꿈을 꾸는 부부도 있었다. 그 터미널에서 일하는 분이 40명쯤 되었는데, 4년제 대학 나오신 분은 과장님, 부장님 하고 몇몇 기사분이 전부였다. 다들 사연도 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중 허투루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세상에서 가장 허무하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대학생, 그중에서도 생각없이 학교 다니는 1, 2학년 들이었다.

  대학 졸업생들은 취업하기 어렵다고 하고, 대기업들은 신입사원들이 할 줄아는 것이 없어서 재교육에 1인당 몇억이 든다고 하고, 중소기업들과 지방기업들은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내 생각에 문제의 근원은, 수학능력만 검증하고 수학의지는 검증하기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술처먹고 1교시 수업 들어와서 외국인 교수한테 시비거는 얼간이도 봤고, 대학수학 수업에 교과서도 없이 "뿅망치" 하나 들고 들어오는 멍청이도 봤다. 이런 친구들까지 대학 졸업장을 따길 요구하는 사회가 문제가 아닐까. 정말 대학생 다운 고민, 예술과 사회와 정의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 대학생들이 대학안에 너무 많다.  신문기사를 읽고, 10년전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몇자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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