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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sip about IT & Job

왜 제대로 하지 못했을까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

  맡은 기능을 구현함에 있어서, 요구사항 문서를 명확하게 확인하지 못한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이미 납품된 레퍼런스 폰이 있어서, 문서 분석을 등한시하고 작업을 시작한 것이 일을 크게 만들었다. 문제는, 납품되었던 레퍼런스 폰이 요구사항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잘못 적용한 폰이었다는 것이다. 그걸 따라한 나도 바보가 되어 버렸다.

  요구사항 분석은 모든 구현 작업에 선행되어서 꼼꼼하게 진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난 가장 기본을 무시하고 진행을 했던 것이다. 프로젝트 시작 몇달 전에 문서를 읽어본 것이 다고, UI 문서는 몇번 더 읽었지만 정작 요구사항 문서가 뭔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뭐가 더 중요시되야 하는 문서인지 전혀 배경지식도 없이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건 시말서를 쓰라고 해도 할 말이 없고,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토요일 집에서 쉬고 있는데도 뭔가 미심쩍고 마음이 무거워서 (사실 마음이 무거웠던 이유는 퍼포먼스 문제가 해결이 덜 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사무실에 나가서 갑 쪽의 피드백과 초기 요구사항 문서를 다시 뒤져 보았다. 이런 젠장. 내 잘못이다. 빼도 박도 못할 정도로...

  지난 주에 처음 이슈가 올라왔을 때, 레퍼런스 폰 개발팀에 확인 요청 메일을 보냈었는데, 거기도 요구사항에서 그런 내용 본적 없다는 뻘 답변을 보내왔던 것도 웃기는 상황이지만, 어쨌든 재대로 요구사항 분석을 하지 못했던 내 탓이다. 내 문제다. 끙...

  입사 4년차. 한껏 잘난 척하고 우쭐대던 내 모습이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동안 읽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관련 책들과 문서들은 도대체 무엇을 위함이었던가. 처음으로 단덕으로 맡은 업무를 이따위로 해놨으니...

  월요일에 사수님 만나서 자아비판 부터 해야겠다. 아 완전 바보가 된 느낌이다.

  오늘의 교훈 : 절대로, 구현 완료된 상황을 믿지 말라. 업체 요구사항 문서만을 신뢰하고 미심쩍은 부분은 바로 피드백하라. 문서로 시작해서 문서로 끝나야 한다. 스스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어리숙하다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