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세부에서의 휴가가 끝났다. 오늘 새벽 비행기로 돌아와서, 빗속을 뚫고 자가용 편으로 복귀했다. 샤워하면서 동기와 잠깐 통화해쓴데, 회사 분위기는 여전히 뒤숭숭한 것 같다. 정리된 것은 하나도 없고, 크리티컬한 문제들만 산적해 있는 상황 말이다.

  천국에서의 꿈같은 휴가를 마치고 지옥으로 복귀하면서 느끼는 것은, 내가 정말 이 일을 사랑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스트레스가 완전히 제거된 상태에서 다시 복귀라는 압력이 가해졌을 때, 중성부력이 맞춰지기 보다는, 고막의 압착이 일어나는 것 같은 통증이 엄습해 온다. 실제로, 작년과 마찬가지로 복귀 이틀 전 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과 설사로 시달리고 있다. 이번에는 약을 충분히 챙겨가서 계속해서 먹으면서 버텨지만, 속은 여전히 편치만은 않다.

  이번 휴가의 가장 큰 수확이라면, 내가 정말로 내 사수와 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 출근하자 마자 커리어 마켓에 다른 일을 달라고 등록을 할 것 같고, 좀더 상태가 심해지면 과장님과의 직접적인 면담도 할지 모르겠다. 아예 좀더 장기적으로, 퇴사와 유학을 고민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이미 적지 않은 나이에 결혼이 훌쩍 뒤로 밀려버리겠지만, 이게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법임에는 이견이 없다.

  무엇이 옳은 일일까. 아마 계속해서 고민을 하게 될 것 같다. 여러가지 옵션이 있겠지만, 돈만 보고 여기에 계속 있는 것은 잘못하고 있는 일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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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지도 않는 이야기

2009. 10. 17. 20:43
 오늘 선배 결혼식에 갔다가 듣게 된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 

  12월에 예정된 조직개편과 관련하여 차장님은 분명 메일에, "특별한 프로젝트가 있어서 강XX 사원을 제 밑으로 이동합니다. 남으신 분들이 더 힘들어 지겠지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메일을 쓰셨다.

  오늘 선배에게 들은 얘기는 아주 웃기는 얘기였다. 개발자가 개발 업무 못하겠다고 부장님 앞에서 울었다는 소문이다. 그럼 다른 부서로 전배를 보내면 되지 않은가 했는데, 그건 또 상무님 고과 점수에 반영이 되서 더는 인원을 빼낼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차선으로 찾은 것이... 그냥 개발팀에 있으면서 개발 업무는 안하는거다. 하하.

  개발이 싫은데 우리회사에 개발직군으로 왜 지원을 했으며, 개발 싫다는 사람을 개발 부서로 배치한 인사과는 뭐며, 왜 깨끗하게 퇴사하지는 못하는건지... (실제로 동기 중 한 명도 개발이 적성에 안맞으며, 더는 민폐 끼치기 싫고, 나이 더 먹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깨끗하게 퇴사하고 다른 길을 찾아 갔다). 

  결국 이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는 입사 부터가 아버지가 방으로 들어왔다는 이야기로 결론을 맺는다. 이 어려운 시기에 자제분 실력도 좀 길러 주시지. 업무에 바쁘셨겠지만, 막상 유수한 4년제 대학 잘 마친 자제분은 실력이 없어도 자르지 못하고, 일을 시키고 싶어도 시킬 수 없는 애물단지, 고문관이 되어버리셨다.

  참 무서운 것이, 이런 일이 이렇게 소문으로 쭉쭉 퍼져나가는 회사라는 곳이다. 메신져 시스템이 완벽한 것도 이유겠지만...

  더 무서운거? 이런 식으로 배를 째는 분들이 대부분 여사원이며, 여자 공대생과 일을 할 때는 항상, 신뢰 할 만한 실력을 가진 분인지 의심을 하게 된다는 거다. 하하. 벌써 몇 명 째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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