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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29 심청 - 황석영

심청 연꽃의 길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황석영 (문학동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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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분명 "장길산"같이 큰 감동과 느낌이 남는 책은 아니다. 어떤 부분들은 읽기 상당히 곤혹스럽고 또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특히 일본 근대사부분 - 단어들과 직위들의 의미가 바로 와닿지 않았다) 속독으로 읽었다. 마지막 저자의 글을 읽고 나서야 명확해 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황해가 동양의 지중해라면 그곳에서는 어떠한 일이 있었을까에서 "심청전"으로 생각이 옮겨가는 것이 황석영 선생님의 작가적 상상력일 것이다. 감히 생각해 내지 못하던 일들 - 그 곳에 창녀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말이다. 확실히, 저 서양의 대항해 시대에도 평생을 갤리선 밑바닦에서 노를 저었던 노예들이 수도 없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동양에는 지금까지도 그것과 비슷한 방식의 노동자들과 인신매매에 의한 창녀들이 남아있다.

  하지만, 심청의 입을 빌린 "창녀"의 생각을 듣는 부분은 바로 공감하기에는 너무 충격적인 것들이었다. 어떨때는 스스로를 대단하다 느끼고, 어떨때는 스스로는 밑바닦이라 느끼고, 그러면서도 스스로 겪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남자를 지배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두 권의 책 속에서 심청의 자아는 계속해서 변해간다. "성장"이라 부를 만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네의 이름이 "심청"에서 "련화"로, "로터스"로, "렌카로" 계속 변하듯이 말이다. 가장 밑바닦의 창녀에서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왕족의 정부인까지 신분이 변하는 것처럼, 그네의 마음과 자아도 계속해서 변해간다.

  만약 이것이 남자의 글이 아니라 여자의 글이었다면 그 충격이 좀 덜했을지도 모른다. "진실"이라 믿어버리는 편한 방법을 택했을지도 모르겠다. "달아 높히곰 돋아사"를 읽으면서 "수로부인"에 대한 또다른 해석은 아무 저항 없이 받아들였었듯이...

  여자도 남자도 돈 앞에서 서로를 팔고 사는 그런 시대는 아직까지도 계속이기에, 이 책을 쉬 덮지 못하는 것같다. 지금도 "심청이"들이 있기 때분이다. 기지촌에, 부산에, 동남아에...


 - 2004. 8
Posted by 지그프리드 지그프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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