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Non IT'에 해당되는 글 142건

  1. 2009.05.01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 - 2 세계의 와인 - 이원복
  2. 2009.04.20 프레젠테이션 젠 - 가를 레이놀즈 (Presentation Zen) (2)
  3. 2009.04.15 미드웨이 1942 - 마크 힐리 (Midway 1942)
  4. 2009.04.13 난세에 답하다 - 사마천의 인간탐구 - 김영수
  5. 2009.04.11 메모의 기술 - 사카토 켄지
  6. 2009.04.11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 성석제
  7. 2009.04.11 한강 - 조정래
  8. 2009.04.11 악으로 깡으로 - 차승민
  9. 2009.04.11 파킨슨의 법칙 - 노스코트 파킨슨
  10. 2009.04.11 티티새 - 요시모토 바나나
  11. 2009.04.11 지선아 사랑해 - 이지선
  12. 2009.04.11 공부 기술 - 조승연
  13. 2009.04.11 참으로 신실하게 - 이재철
  14. 2009.04.11 눈물을 마시는 새 - 이영도
  15. 2009.04.11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 김학민
  16. 2009.04.11 수학자를 알면 공식이 보인다 - 과학동아 편집부
  17. 2009.04.11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 리처드 파인만
  18. 2009.04.11 거꾸로 읽는 세계사 - 유시만
  19. 2009.04.11 침묵하는 소수 - 시오노 나나미 (Silent Minority)
  20. 2009.04.11 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양자역학) 강의 - 리처드 파인만
  21. 2009.04.11 홀로 벼슬을 하며 그대를 생각하노라 - 정창권
  22. 2009.04.11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 신경림
  23. 2009.04.11 빙범 - 미우라 아야꼬
  24. 2009.04.11 길은 여기에 - 미우라 아야꼬
  25. 2009.04.11 밴드 오브 브라더스 - 스티븐 앰브로스 (Band of Brothers)
  26. 2009.04.11 블랙 호크 다운 - 마크 보우든 (The Black Hawk Down)
  27. 2009.04.11 브리짓 존스의 일기 - 헬렌 필딩
  28. 2009.04.11 0의 발견 - 요시다 요이치
  29. 2009.04.11 나는 미국의 딱 절반만 좋다 - 이진
  30. 2009.04.11 내 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 - 박원순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 세트(전2권)
카테고리 요리
지은이 이원복 (김영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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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 난 가장 첫 느낌은 "상류층 어른들을 위한 책" 이었다. 이원복 교수 본인이 경기고 출신으로 그 친구들 중에는 기업의 고위 경영자들과 고위관료 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분들을 위해 썼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외에도 와인에 관한 교양서를 몇권 읽었었는데, 이 책이 가장 어려웠다. 각 지방의 분류를 위한 표나 그래프도 많고, 각 와인의 역사들 - 특히 신대륙으로 분리되는 신흥 와인들에 관한 이야기들까지 하고 있어서 내용이 상당히 방대했다. 책 중간 중간에 "이런 내용을 다 알 필요는 없다. 몇가지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소물리에에게 맡겨라. 그냥 즐겨라" 라고 반복해서 강조하지만, 강조하는 내용과 달리 다루는 양은 만화로 되어 있음에도 상당히 많다. 글자만 나온 책에 비하여 뒤지지 않고, 오히려 정보성 내용은 훨씬 방대하다. 책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각 국가들의 정책적, 산업적 측면에서 와인산업과 규제, 몰락과 부흥에 관해 다루고 있는 부분이 다른 책들과 다른 특징이다.

  책의 말미에, 다시 요점만 간추린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는데, 역시 내용은 앞서 강조한 내용과 같다. 공부를 하기 보다는 많이 마시면서 즐기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조금 힘든일인 것이 사실이다. 싼 와인을 수입해서는 이윤이 충븐히 남지 않기 때문에 비싼 와인 위주로 수입이되는 현실이 많이 안타깝다. 유럽으로 출장을 가면 어디를 가나 맥주와 가격차이가 없는 와인들을 만날 수 있고, 한국의 반값이면 (10유로) 아주아주 훌륭한 와인을 살 수 있는데, 한국은 최소한 3~4만원은 줘야하고, 그보다 싼 것은 거의 와인이라고 부르기 미안한 수준이라 돈이 아깝다. 결국, 와인이 어렵다기 보다, 비싸서 자주 못마셔서 생소하다 라는 것이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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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젠테이션 젠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가르 레이놀즈 (에이콘출판,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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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동영상은 내가 이 책과 저자에 관해서 처음 알게 되었던 유튜브의 동영상이다. 구글에서 있었던 이 책의 저자 가르 레이놀즈의 강연이다. 크게 어렵지 않은 영어와, 언어를 뛰어넘는 프레젠테이션 스킬로 이해하기가 과히 어렵지 않다. 그리고, 난 이책의 번역판을 구입했다.




  지난 촛불정국 이후, 대한민국의 화두는 "소통" 이었다. 미국산 소고기와 삽을 든 대통령의 생각과 촛불을 든 국민들의 생각이 극명하게 어긋나는 것이 대한민국의 상황이었다. 서로 생각하는 것이 너무나 틀렸고, 상대를 이해하려하기 보다는 "법대로" 처벌하거나 극회에 드러눕거나 폭력적인 방법으로 때로는 유모차를 미는 모습으로 서로 자신의 주장을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모습이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서로가 공감하지 못했다. 대통령은 라디오 담화나 TV 토론 같은 방식으로 자신이 하고자하는 이야기만 했고, 국민들은 그냥 웃어넘겼다. 그런 사건들이 잊혀져 할 때쯤 내 손에는 이 책이 들려 있었다.

  저자가 직접 한 말은 아니지만, 이 책에 소개된 다니엘 핑크의 하이터치, 하이컨셉 라는 주제가 생각났다. 대통령이 하이터치를 이루는 여섯가지 감성 - 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 놀이, 의미 - 를 이해하고 국민들에게 설명했다면 사람들이 이렇게 화를 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국산 소고기가 싸잖아.  좋아하는 소고기 많이 먹어라" 가 아니라 "타이거 우즈, 아놀즈 슈워츠네거, 빌 클린턴, 이들이 먹는 소고기와 동일한 소고기를 여러분에게 공급할 것입니다." 라는 방식으로 홍보를 했다면 극렬한 저항은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프레젠테이션을 이갸기 하기 전에 소통에 관해서 먼저 이야기 한다. 지금까지의 프레젠테이션은 주객이 전도되어 있었다. 무언가 발표하는 "주제"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보여주는데 더 치중이 되어있다. 발표자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읽어주거나 부연설명을 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기술에 사람이 얽매이는 현상이 여기 저기에서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것은 주제이고, 발표자와 청중 사이의 소통이다.

  이 책 이후 "프레젠테이션 젠 스타일"이 관용어가 될 정도로, 이 책이 끼친 영향력은 지대하다. 파워포인트의 효과보다는 이미지에 집종하고, 정보를 담은 텍스트 보다는 인상을 남기는 텍스트를 사용하며 프레젠터의 쑈가 중심이 되는 프레젠테이션이 이 책이 이야기하는 프레젠테이션이다. 스티브 잡스 스타일이라고 하면 딱 맞다. 이 책에서도 몇차례 그를 잘된 예로 들고 있다. 대학 수업에서, 회사에서, 입사시험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남들 앞에서 발표를 할 일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흉내내 보라. 사람들이 내 발표를 들으면서 즐거워하는 그런 발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학 졸업 직전에 학회에서 했던 발표가 생각났다. 연구 내용이 워낙 부실했기 때문에 프레젠테이션에도 자신은 없었다. 다만 워낙 작은 학회의 작은 세션에서 한 발표라, 내가 모르는 사람은 두 명 정도 였다. 하하. 지금 생각해도 좀 우습긴 했다. 이런 학회에서 하는 프레젠테이션은 대부분 형식이 딱 정해져있다. 프레젠테이션이면서 동시에 논문 요약이 되는 내용을 발표를 해야해서 엄청나게 많은 텍스트가 들어가며, 내용은 거의 대부분, 재미가 없다. 약간의 이미지가 사용되지만, 이러한 이미지 역시 "인상'을 전달하기 보다는 "정보"를 전달하기에 급급한 티가 난다.  과연, 이런 학회 발표에서도 프레젠테이션 젠 스타일을 써먹을 수 있을까? 이것이 이 책을 읽고난 내 마지막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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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1 13: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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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스티브잡스식 PT를 좋아합니다....만 -_-..

    오히려 "한줄"로 끝나는 PT자료를 만드는쪽이 훨씬 어려울 뿐더러,
    어찌어찌 만들어도 리뷰몇번 거치고 나면 결국 다시 "표"로 정리되는 지라 요즘은 좀 포기하고 있습니다;;
    • 2009.04.21 18: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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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도 이 방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료 사진 사이트의 도움을 받으면 조금은 수월하게 작업이 가능하겠지요.

미드웨이 1942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마크 힐리 (플래닛미디어,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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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 게임을 조금 좋아했거나, 전쟁사나 밀리터리 분야에 약간의 관심이 있다면 태평양 전쟁 중 가장 유명했던 미드웨이 해전을 들어본 적은 있을 것이다. 진주만 기습으로 시작된 태평양 전쟁에서 계속 수세에 몰리던 미군이 한번의 결전으로 전쟁의 주도권을 가져온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전으로 손꼽히는 전투였다. 이 책은 남성지 맥심의 추천 도서라서  별 고민없이 구입했던 책이기도 했지만, 중학생 시절 빠져들다시피 몰두 했던 '태평양의 에이스들 - The Aces of Pacific" 의 추억이 아직도 진하게 남아 있기 때문에 구입한 책이다.  이 게임 속에서 미군의 F4-F Wildcat을 몰고 이미 수차례 미드웨이의 전장을 날았던 기억이 있다.

  책으로 돌아가서, 이 책은 미드웨이 전투 자체를 아주 생생하고 상세하게 설명하는 책이다. 한 전투를 묘사함에 있어, 로마인 이야기에 비견될 만큼, 전투 전의 전황과 전투의 진행, 그리고 전투 후의 전황까지 아주 상세히 설명한다. 설명이 너무 상세해서 다소 어려운 감이 있을 정도였지만, 그 지루함은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기 전의 긴장감과 같은 것이었다. 어떻게 전투가 진행되었고, 어떤 병사들의 영웅적인 희생이 있었으며, 어떻게 공격이 성공해서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를 마치 그 전장에서 직접 본 것과 같이 묘사를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과 해전에 관하여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볼만한 책이다.

  다만, 몇가지 아쉬운 점은, 책 자체가 상당히 마니아를 위해 씌여진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급강하 폭격기(SBD)나 급강하 뇌격기(SPD) 같은 단어들을 설명없이 그냥 영문 약어로만 표시하고 있었고, 사진과 그 페이지의 내용이 서로 약간씩 어긋나는 점은 편집이 엉성하다는 느낌을 들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희 좋은 책이다. 현대 전투에서 정확한 정보와 냉정한 분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백하게 보여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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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 답하다: 사마천의 인간탐구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김영수 (알마,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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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마천의 사기에 관해서 이미 여러권의 책을 쓰셨던 김영수 선생님께서 새로운 사기 해설서를 내놓으셨다. "난세에 답하다"는 EBS에서 "사기와 21세기" 라는 제목으로 강의 하셨던 것을 다시 묶은 책이다. 이 책의 제목이 요즘들어 유난히 잘 어울리는 것은 오늘날 우리나라의 지도자와 정치가 난세라 불리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는 어렵고 국민은 괴로워하고 있고, 국정은 포악하여 국민을 탄압하고 여론은 국론과 거슬러 흐른다. 우군과 적군이 불분명한 국제사회 속에서 대한민국은 여전히 작은 나라이고, 바로 옆의 형제인지 주적인지 알 수 없는 나라는 누구를 겨눈 것인지조차 불분명한 핵무기와 미사일로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아, 난세라 부르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책 속에서 저자는 여러차례 언급하지만, 에필로그에서는 좀더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는 MB정권이 들어서기 전 부터 MB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했던 분이다. 그 이유가, 작가가 책 속에서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좌파, 우파의 사상적 차이가 아니라 역사에 비추어 좋지 않다는 비판이었던 것 같다. 그는 춘추전국시대의 격랑을 헤처온 수많은 인물들이 얽혀있는 "사기"열전의 대가이기 때문이다.

  "사기"는 고전이다. 고전은 다른 말로 바꾸면 "지식인의 교양" 이라는 뜻이다.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마땅히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이라고 본다. 그런데, 오늘날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이 역사가 주는 의미를, 늘쌍 써오는 사자성어의 실제 의미를 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역사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흔히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우리의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지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간혹 틀린 결과를 내놓기도 한다. 로마사 속에서, 카이사르는 "시민들이여" 한마디로 군단의 발란을 제압했지만, 그 먼 후손인 한 황제는 역시 "시민들이여" 라고 했다가 자신의 군단에게 살해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두 가지 사건을 모두 알고 있으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말을 하는냐가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인품이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그래서, 역사가 미래의 거울이라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정치관료들, 특히 옜날 공경 대부에 견줄만한 장관들과 청와대의 수석들이라면 자신을 사기 속의 어떤 인물에 비유하고 있을까? 또 대통령이라면 자신의 모습을 어떤 인물에 비유하고 있을까? 사기에는 훌륭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간신배와 소인배들, 그리고 포악한 관리들의 얘기도 따로 열전으로 적어두고 있다. 스스로는 자기 허벅지 살을 베었던 개자추 같은 충신이라고 자신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50년쯤 후 또 다른 사마천들은 그들을 왕의 귀와 눈을 가린 간신배에 비유할 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항상 스스로를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세워보는 것이 현자의 방식이다. 역사를 두려워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신이 삽을 든 큰 뜻을 국민들이 몰라준다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수 많은 인물들이 나오지만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 둘이 있다. 한명은 자산, 또 한명은 제나라 위왕이다.

  정나라 자산은 법을 명확히 세워 국가의 기틀을 바로 잡았다. 개혁 초기에는 엄청난 반발이 있었지만 법을 엄정하고 공평하게, 그리고 청렴하게 집행하자 국가가 변해가기 시작했다. 부동산 관련 법 하나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제가 좋을 때, 나쁠 때 마다 조석으로 바뀌는 우리나라가 깊이 생각해볼 대목이다. 법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믿는 사람이 많고, 법을 지키기 보다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돈을 벌자는 사람이 많은 나라는 희망이 없다. 뇌물을 받았어도 대가성이 없으니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변명이 통하는 사회, 죄가 있으나 정치인으로, 경제인으로 국가를 위해 봉사했으니 용서해준다는 사회, 상대 변호사가 전관이니 형을 면해준다는 사회는 나라라 부를 만한 가치도 없다. 곧 망할 나라다.

  제나라 위왕은 비판을 달게 받을 줄 아는 왕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에 대해 평가하는 것을 싫어하고 비판하고 잔소리 하는 것, 틀린 것을 지적하는 것을 싫어한다. 누구라도 분노가 먼저 치민다. 하물며 한 나라의 왕이라면 자신에게 싫은 소리하는 신하를 멀리하고 간신들을 가까이 하는 것은 더 쉬운 일이다. 그런데, 제나라 위왕은 그러지 않았다. 자신에게 직언하는 신하에게 1등상을, 글로 비판하는 사람에게 2등상을 , 길거리나 사석에서라도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에게 3등상을 주어 "돈을 주고 직언을 산다"는 일화를 만들어낸 왕이다. 지난 대통령도, 지금 대통령도 모두 자신에게 반대하는 신문을 읽지도 않고, 싫은 소리하는 사람을 내치며 자신의 고집대로 일을 밀어붙였다. 그러면서 하는 생각은 "백성들이 내 큰 뜻을 몰라준다. 언젠가는 내 선견지명에 탄복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겠지. 그러나 진정한 대인은 돈을 주고라고 직언을 구하며 그 말을 듣고 잘못을 고쳐 나가는 사람이다. 주변에 내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내가 뭔가 크게 잘못되고 있다고 스스로 느껴야 한다. 역사를 읽고도 이런 교훈을 배우지 못한다면 맹인과 다를 것이 없다.

  마지막으로, "가장 나쁜 정치는 백성과 이익을 다투는 것"이라는 사마천의 말을 세겨들어야 한다. 촛불에 대항하여 산성을 쌓는 정치, 무수한 반대에도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하고 대운하를 파는 정치를 우리 후손들이 뭐라고 부를까? 역사를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는, 당장에는 사관을 궁형에 처하고 부끄럼을 줄 수 있을지라도,  그 글을 3000년을 이어져 내려와 모든 백성이 당신과 당신의 후손들을 부끄럽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고, 물러난지 1년만에 검찰에 불려다닌다. 이건 작은 일이다. 어떤 왕들과 신하는 오늘날에도 그 어리석음과 간악함을 들어 사람들이 비웃고 있다. 이것이 진정 큰 일이고 두려워 할만한 일이다.

  근데, 정말 그분들은 이걸 알면서도 그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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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의 기술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사카토 켄지 (해바라기,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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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뭔가 컴퓨터로 거창하게 계획과 정리를 해보려고 했다가 결국 커다란 노트 한권에 생각나는데로 다 적고 나중에 정리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이 나왔었다. 지금도 모든 기록과 정리들을 큰 노트 한권에 하고 있고 거침없이 적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사실, 저자의 말처럼 많은 메모를 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이미 메모가 익숙한 사람에게 이책은 거의 무의미 할 수도 있다. 저자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을 뿐, 어떤 것이 최선의 방법이고 어떠한 것이 나쁜 습관이다는 결론을 내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직 메모에 익숙하지 못하거나 메모를 시도할 수록 더 일이 번잡해지고 메모조차 일로 남는 사람에게는 약이 될 수 있는 책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메모는 잊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이고 잊지 않으려면 다시 읽고 정리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책에서 내가 얻은 것은 이것이다. 물론 저자처럼 같은 싸이즈로 복사해두고 전체 메모를 백업해 두는 것은 좀 과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메모를 그정도 열정을 갖고 하니 이런 책을 쓸수 있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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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성석제 (창작과비평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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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을 읽는 재미라면 일단 "이야기"를 읽는 것이 아닐까. 어떠한 감동을 받고 역사를 배우고 인물을 바라보고 간접경험을 하는 등 소설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모든 가치들 중에서 "이야기를 듣기"(설령 그것이 거짓이라 할지라도 - 아니 거짓임이 분명할지라도)가 소설의 재미를 결정짓는 가장 큰 가치일 것이다.

  성석제 작가의 글을 처음 읽으면서 이렇게 대단한 "구라꾼"이 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장길산"에서 보여줬던 "황구라"의 끝없는 이야기라던지 "황제를 위하여"나 "애가"들에서 보여줬던 이문열의 이야기를 끼워 맞추고 여러 사상을 어우르며 재미있는 우화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설교했던 것들, "드래곤 라자" 나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이영도가 보여줬던 새로운 전설과 금언들의 창조능력들도 대단했다. 하지만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에는 더욱 독특한 매력들이 살아 숨쉰다. 마치 시골 사랑방에서 온동내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그런 재미 말이다. 이야기에 어떠한 의도가 실려있는지, 어떠한 결말을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책은 그 어떤 소설과 견주어도 모자르지 않은 "이야기"가 가득 차 있다.

  어쩌면 이 책의 많은 등장인물 중 한명쯤 - "책"의 "나" 라던지 "황만근~" 의 귀농민 같은 사람 - 은 작가라고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어차피 소설은 허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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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세트 (전10권)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조정래 (해냄출판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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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많이 보는 편이라고 자신하면서도 아직 조정래씨의 책들을 한편도 읽지 않았다는 다소 이상한 독서 이력을 갖고 있는 나에게 "한강"은 조정래 소설과의 첫만남이라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책이 되었다. 물론 이미 아리랑과 태백산맥을 손에 든 적은 있었지만 그때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책의 내용 일부가 맘에 들지 않다는 다는 이유로 1, 2권에서 손을 놓았고 나중에는 남들 다 읽는 책은 읽지 않겠다는 이상한 오기가 생겼서였다.

  "한강"이 발매된 이후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한강을 읽고 있었다. 평소 책 읽는 모습을 잘 보여주지 않던 사람들 조차 잠시 일손을 멈추고, 마우스를 내려놓고 한강을 읽고 있었다. 그 열풍이 어느정도 지나자 내 손에도 한강이 들어왔다.

  대하소설 읽는 재미랄까. 엄청나게 많은 인간 군상들이 서로 얽히고 섥혀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 속에는 우리 민족의 아픔과 슬픔, 소외받는 사람들 - 특히 독립군 자손들과 전라도 사람들 - 의 이야기가 묻어있었다. "하와이" 로 시작해서 "하와이"로 끝나는 이 책은 어쩌면 전라도 출신들의 수난사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역사책에서 읽지 못한 이야기들과 사건들, 그저 돈벌러 나갔다고만 생각했던 월남전쟁, 독일 인부파견, 사우디 공사들. 우리 산업을 일으킨 사람이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저자는 분명히 "노동자"를 이야기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박정희"라고 대답하지만 말이다. "박정희 - 전태일 =0" 이라던 딴지일보의 견해와 비슷한 이야기다.

  그 수많은 사건과 비리와 폭력 속에서 우리가 살아왔고 내 아버지가 살아오셨다. 원정출산과 이민 열품이 부는 요즘, 대한민국은 정녕 부끄러운 나라인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한다. 그렇다. 부끄러운 현대사를 많이 갖고 있는 나라이다. 경제사도 부끄럽고 정치사는 더 부끄러운 부분이 많다. 하지만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다는 것이 가장 부끄러운 나라이다. 그 치부를 드러내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정말 우스운 나라이다.

  내가 바로잡을 수 있을까?

  아쉬운 점이 있다. 소설은 그냥 끝나버렸다. 뒤로 두 권은 더 있어야 할텐데 소설은 그냥 그렇게 끝나버렸다. 우리 역사가 아직도 한강처럼 흘러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건 정말 많이 아쉽다. 작가는 확실히 결론을 내리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을 텐데.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이 그 확실한 마무리 거리가 아니었을까? 김대통령의 결론이 나버린 지금 그 마무리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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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차승민 (여름솔,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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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한 여행은 아니었다. 분명한 주제가 있었고, 많은 준비가 있었고. 무엇보다 방송 녹화팀까지 같이 갔다는 것은 특별한 여행이다. 여행을 위해 태권도까지 배운 여행은 내가 생각해오던 여행의 개념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3.6.9게임의 전도사, 일기쓰듯 노래를 작곡하는 일본청년, 인도의 터줏대감 같은 일본인. 게스트 하우스의 운영자들. 세상에는 참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을 사랑하며 여행하는 것을 낙으로 삼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마르코폴로나 이븐 바투타같은 사람들은 여전히 세상을 방랑하고 있었다. "아프리카는 준비 되지 않은 여행자를 거부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난 언제쯤 준비가 되서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나갈수 있을까? 인터넷 Psymini.net을 안 뒤로 계속 갖고 있는 의문은 이 책을 읽은 다음에도 나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나 또한 방랑자가 되보고 싶다는 열망. 과연 난 언제나 떠날 것인가? 어디로 떠날 것인가? 무엇을 위한 여행을 떠날 것인가? 이성 단장의 여행기에서 그는 "위험이 없다면 그것은 tour에 불과하다. 진정한 여행은 가슴이 떨리는 위험이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고, 싸이 또한 그런 여행을 겪었다. 난 이 한국에 안주해있다. 읽는 내내 세상의 매력적인 면을 바라볼줄 아는 싸이미니가 부러웠다.

  이 책을 선물하기 위해 여러차례 다시 서점을 찾았지만, 절판되어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참 아쉽다. 이 책만한 여행 에세이는 정말 드문데.

[인상깊은구절]
"난 그렇게 스페인으로 돌아와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프리카는 준비되지 않은 여행자를 허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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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의 법칙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노스코트 파킨슨 (21세기북스,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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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개월이란 기간 동안 공무원 사회를 가까이에서 바라보면서 느꼈던 불합리, 모순, 경직된 공직사회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몇가지 아주 충격적인 법칙들 - 직원 수와 일의 양과는 관계가 없다, 예산 심의 시간과 예산액 사이의 반비례법칙 등 - 을 인터넷에서 우연히 읽었을 때 이 책을 바로 찾아 보게 되었고 구청 도서관에 이 책이 놓여 있었다.

  50년전에 나온 책이지만 그 내용은 아주 충격적이면서 재미있다. 주변에서 흔히 봐온 모습들, 관계들을 아주 유머러스하게 우화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단지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통계들을 제시하고 있어서 굉장히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 된다. 이 50년 전의 모습이 여전히 우리 사회와 조직의 여기 저기에서 발견되는 것은 반성해야할 점이다. 여전히 구청의 간부회의는 60여명이 모여서 별 쓰잘데 없는 내용까지 다루고 있고, 구의회의 의원들은 자기 동네의 사업들 외에는 돈받고, 밥얻어먹고 손을 들어주는 거수기에 불과하다.(딤플을 좋아하는...) 다만 아쉬운 점은 여기에 적고 있는 공식들이 어느정도 유효한가 하는 점이다. 그저 풍자의 일환으로 적은 공식인지 실제로 계산되고 검증될 여지가 있는 공식인지 확실치 않다. 이해하기도 쉽지 않고...

  어떤 조직, 어떤 회의에 속해 있다면 한번쯤 심각하게 고민하며 읽어볼 책이다. 계속 책속의 풍자에 미소를 짓고 있겠지만 어느순간 자신의 이야기라 느낄 때 쓴웃음으로 변해버릴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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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새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요시모토 바나나 (민음사,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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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츠구미"란 이름을 "티티새"로 바꿔서 번역을 하니 영 다른 느낌에 곤혹스럽다. 이 책은 어떤 새 혹은 새가 의미하는 무언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데... 원제대로 "츠구미"가 좋지 않았을까 싶다. 병을 안고 살기에, 평범하지 않게 성장해온 츠구미란 아이를 사촌으로써 곁에서 지켜봐온 이야기, 그리고 한 해 여름 동안의 만남과 사건을 담담한 필체로 천천히 이야기해 나가는 그런 소설이다. 너무 담담해서 마지막의 작은 반전, 작은 사건이 엄청난 사건으로 느껴졌다. 독특한 츠구미의 캐릭터를 그리기에는 조금 소설이 짧은 것이 아니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바나나의 소설을 좋아하지만 난 키친도, 도마뱀도... 이 책도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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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아 사랑해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이지선 (이레,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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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을 충분히 알 고 있었고, 실제로 이지선 양의 간증을 들은 적도 있고 바로 내 앞에서 얼굴을 보고 인사를 한적도 있다. 사실 인터넷을 통해 얼굴이 상당히 익숙했기 때문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지만(사실 그 독특한 얼굴을 한눈에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더 이상할지도...) 많이 부담이 느껴지는 얼굴임을 부인할 수 는 없었다. 할아버지가 치매로 고생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삶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오랬동안 한적이 있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순간 삶을 잃고 퇴화하기 시작하셨다. 그건 사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프라이즈" 같은 소설에서 자신의 치매 사실을 알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박사를 보고 "그럴수도 있다" 를 넘어서 "그것은 옳은 결정이었다" 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이 책의 다른 내용들은 그 이전에 나왔던 많은 책들 - 오토다케의 자서전이라던지, 헬렌캘러 같은 이야기들 -과 다른 점이 있다. 한가지는 자신의 의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삶이라는 점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한가지는 주인공이 자신의 삶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고도 삽니다" 그 한마디가 내 생각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아직도 내 생각은 바뀌지는 않았다. 하지만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 할아버지도... 살아 계시는 것이 더 좋았던 것일까? 모든 가족의 짐이자 분란의 원인이 되었더라도 살아 계신것이 더 좋은 모습이었을까? 삶이란 그렇게 소중한 것일까? 아직은 모르겠다. 이 책에는 신앙의 위대함이 담겨져 있다. 이지선 본인 뿐만아니라 그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 - 오빠, 엄마, 아빠 교회의 사람들, 친구들 - 이 하나님 안에서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를 보고 교회에 다니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했다는 사람들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의 반은 이지선의 이야기이지만 나머지 반은 하나님의 이야기였다. 마치 "욥기"같은... 5년쯤 지난 후에도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저러고도 살 수 있을까?"
"네... 이러고도 삽니다."
몽은 이렇지만 누구보다 건강한 마음임을 자부하며, 이런 몸이라도 전혀 부끄러운 마음을 품지 않게 해주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이런 몸이라도 사랑하고 써주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에 감사드리며, 저는 이렇게 삽니다.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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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기술
카테고리 중/고등학습
지은이 조승연 (중앙M&B,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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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계속 했갈리게 하는 것 중 하나가 SAT를 "수능"이란 표현을 한다는 점이다. 과연 무엇을 노린 장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내 읽는 나도 했갈렸다. SAT는 수능과 분명히 다른 시험이며 수능보다 매우 쉬운 시험이다. (일례로 어떤 학생이 한국에서 중학교를 마친 상태에서 도피성 조기 유학을 갔을 때 SAT점수가 모자라 대학 입학이 힘들다는 말을 들으면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다 - "참 어지간히 공부를 안하는 학생이로군") 수능공부를 하는 고3들의 분위기와 고교 졸업파티에 들떠있는 미국의 졸업반 학생들은 분위기 자체가 틀리다. 이는 고도의 상술이자 속임수다. 물론, 저자가 뛰어나지 않다거나 저자가 소개하는 공부 방법들이 틀리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학교의 시스템 자체가 틀린 곳에서 겨우 중학교 중간 까지 한국에서 공부한 경험을 가지고 한군에 맞는 공부방법을 소개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오히려 그가 소개하는 공부법들은 대학생에게 어울리는 말들이다. (그나마 국내 대학의 많은 과목들이 고교시절 암기공부에 익숙한 학생들을 배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또 논란의 여지가 남는다)

  수업시간에 껌을 씹는 것과 바른 자세 보다 몸을 떠는 자세가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저자가 한국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면이다. 우리가 수업시간에 껌을 씹지 않고 자세를 바로 하는 것은 그것이 공부에 효율적이기때문만이 아니라 스승에 대한 예의 때문이다. 실제로 "효율성이 떨어지더라도 스승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이 옳다"는 것이 일반적인 한국인의 생각이다. 서양인이라면 틀리겠지만. 단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저자의 말처럼 자신에게 맞는 공부방법을 찾을 것, 부모님은 자녀에게 자신의 진로와 공부방법을 강요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길과 공부방법을 찾아줄 것, 이 두가지이다. 그리고 이 말은 비단 공부기술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책들에서 다루고 있는 사실 아닌가. 전에 나왔던 "다니엘 학습법"의 공부방법들 - 모든 과목의 문제집을 최소 3권, 많게는 5권까지 풀것. 영어 교과서의 모든 지문을 암기할 것. 선생님이 적어주는 참고문헌을 빼놓지말고 다음 수업 전까지 독파할 것 - 이 더 우리 실정에 맞는 방법들이 아니었을까. 이 책은 마케팅에 의해 부풀려지고 과장된 측면이 적잖다. 그저 평범한, 지금까지 많이 나왔던 책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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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신실하게(믿음의 글들 191)
카테고리 종교
지은이 이재철 (홍성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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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선물받아서 읽는 도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성경을 아직 일독 하지 않은 사람에게 묻는다. 넌 무엇을 믿고 있는가?"란 말이었다. 충격이었다. 모태신앙으로 그렇게 오랜 기간을 교회에 다녔고 어지간한 말씀과 비유, 성경속의 사건들을 알고는 있었지만 정작 성경을 읽독했던 일은 아직 없었다. 그렇다면 증거 없이 믿는 "맹신"과 내 "믿음"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는 말씀에 성경을 다시 읽기 시작하게 되었다. 두번째 읽을 때 친구와의 토론 중에 느꼈던 의문이 풀렸던 경험이 있다. 친구의 질문은 "너에게 직업은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한 도구인가? 넌 네 직업적 성공과 자신의 욕심을 위해 그 일을 하기 원하고 있는것이 아니냐?" 였다. 목사님은 처음 믿기 시작하는 열정에 부푼 사람에게 흔히 나타나는 견해라고 하셨고 나 또한 그 말씀에 공감했다. "성도란 성스러운 사람이고 성스러운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이 성직이다." 란 목사님의 그 말씀을 친구에게 전해주었고, 그 것이 대답이 되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확신하고 열정적인 말씀은 참 힘이된다. 강력하고 신념에찬 간단명료, 정확한 말씀이 내 삶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중심으로 계속 되기를 기도한다.

[인상깊은구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랑하는 청년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이제껏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성경을 단 한 번이라도 통독해본 적이 있다면, 하나님 앞에서 가만히 손을 들어 보라. 만약 지금 손을 들 수 없는 형편이라면, 나는 다시 묻고 싶다. 그대는 지금 도대체 무엇을 믿고 있는가? 누군다를 사랑한다면, 그의 말을 들어 보지도 않고 사랑한다는 것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 어떤 경우에든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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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마시는 새 1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이영도 (황금가지,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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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타자에게 무한한 경애를. 기존의 양산되왔던 많은 환타지와는 다르게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을 탄생시켰다. 도깨비와 나가, 레콘이 인간과 공존하는 새로운 세계. 지극히 동양적인 소제들이지만 사회는 서양적인 정말 "환상적인" 세계관을 창조했다. 한 번이라도 뭔가 새로운 설정의 게임 시나리오나 소설을 써보고자 시도했던 사람은 이러한 설정의 창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것이다. 그렇기에 타자의 거의 완전하고 새로운 세계에 경외감 마저 느낀다.

  이영도 씨의 작품들에 나오는 특징들 - 과감한 사고의 생략 - "내 여동생은 과연 예쁜가?<드래곤라자>", "아스화리탈은 무겁습니다"<눈물을~> - 속담과 격언, 전설의 창조 "약속없이 하루에 세번을 만나는 사람에게는 목숨을 맡겨도 좋다"<드래곤라자>, "셋이 하나를 상대한다"<눈물을~> - 대상에 대한 현학적 결론 - "왕은 나에게 등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드래곤라자> , "왕은 눈물을 마시는 새다.<눈물을~ > - 인간 사회와 인간의 본질에 관한 현학적 토론과 결론 "헬턴트 영지는 아무르타트 때문에 오히려 활기차고 건전하다."<드래곤라자> , "어디에도 없는 신이 인간에게 준 것은 무엇인가?" <눈물을~ > 이 여전히 살아 있다. 드래곤자라에 가득한 유머 대신에 이책에는 엄청난 반전들이 남아있다. 정말 푹 빠져서 읽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이틀에 한권씩 읽어나갔다.

  다만, 퓨처워커 만큼이나 현학적, 철학적으로 변하는 4권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음을 고백한다. 한번 읽고는 아직 타자의 의도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 물론 드래곤라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 재미있는 책이었지만 역시 한 번 읽고서 작가의 숨은 의도들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한번에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만한 무거우면서 가벼운 책, 이것이 이영도의 책이니까. D & D 식의 환타지에 실망하고 지겨움을 느낀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정말 걸작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인상깊은구절]
  그 수증기는 그대로 티나한의 얼굴을 뒤덮었지만, 티나한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두 손으로 물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 물로 비형의 몸에 묻은 피를 정신없이 닦아내었다. 사람들, 그리고 신들과 두억시니와 대호는 충격 땜누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들리는 것이라고는 찰박거리는 물소리뿐이었다. .... 즈라더는 격심한 혼란을 뚜렷이 드러내는 얼굴로 티나한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심정도 이해할 만하다. 물로 누군가의 몸을 씻어주는 레콘이라니, 도깨비 선짓국 만든다는 이야기만큼이나 황당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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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김학민 (명진출판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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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니벨룽겐의 반지"를 완역으로 읽었던 적이 있다. 그 책에서는 계속해서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 와 비교를 하면서 설명을 하려 했고 나 또한 그 오페라를 알고 있었지만 소설 자체가 너무 두껍고 딱딱했다. "과연 이런 스토리를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까?" 란 의문이 있었다. 영화 "아마데우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보통의 사람이 알고 있는 오페라라면 이정도이다. 직접 보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원전이 되는 스토리를 파악하고 있는 것도 아니기에 오페라는 발레와 함께 그저 "돈많은 귀족들이나 보는 어려운 예술"로 손꼽힌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오페라의 스토리가 재미 없다면 사람들이 볼 리가 없을것이다. 그 재미있는 스토리들을 풀어 설명한 책이 이 책이다. 교양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 이만한 책이 없을 것 같다. 모든 원전을 "니벨룽겐의 반지" 같이 읽을 수는 없는 일이니까. 서양의 오페라 속에 들어있는 원작자들의 의도 등을 연출가의 입장에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마지막에 첨부해 놓은 CD와 DVD를 구해서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좋은 책이다. 학교에 돌아가서나 볼 수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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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를 알면 공식이 보인다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과학동아편집실 (성우(주성우),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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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을 강의하게 되면서 수학사 관련 책을 몇권 읽게 되었다. 고전으로 불리는 "O의 발견"과 "수학의 스캔들" 같은 책들 말이다. 하지만 이런 책들은 너무 어렵거나, 혹은 너무 신변잡기 적인 이야기들로만 흘러서 일반인이 알아듣고 흥미를 갖기에는 너무 어려운 이야기들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책 앞페이지에 이 책에서 소개되는 수학자들의 시대순 연표와 그 연구한 내용들이 교과서 어디에 나오는지(중학교, 공통수학, 수학2 식으로)를 표를 해 주었고 수학자 자신의 이야기와 가벼운 에피소드, 연구한 공식을 적절하게 섞어 놓았다. 정말 좋았고, 고등학교 시절에 공부하며 그저 외웠던 내용들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고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고등학교 수학과정을 마친 사람이라면 그 내용을 잊기 전에 읽어보기를 권한다. 중학교에서 강의를 하면서 자주 느끼지만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수학들은 사실 그 않에 엄청난 진리를 갖고 있고 한단원 한단원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의 "수학"이라는 커다란 정신세계, 철학적 논의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책은 그러한 깨달음을 모르고 그저 지겹게 배웠던 수학을 다시 보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물론 공부를 다시 하고 직접 느끼는 것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인상깊은구절]
신에 관한 수학적 정의들
"만약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신을 믿음으로써 아무 것도 잃을 게 없다. 그러나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신을 믿지 않음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 - 파스칼

"(a+bn)/n = x 이므로 신은 존재합니다. 맞습니까?" - 오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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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리처드 파인만 (승산,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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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강의 노트는 "칼텍"의 학생들을 위한 것이었다. 칼텍은 작은 학교지만 전체 학생이 고등학교를 수석 혹은 차석 졸업했을 만큼 수재들로 가득 차 있는 학교다. 이 강의는 수업 후 일주일 내내 반추해보고 연구하고 다른 책들을 뒤져봐야 할 만큼 많은 "문제"들,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고 있다. 이 책은 결코 심심풀이로 읽을 만큼 얕고 가벼운 내용을 다루고 있지 않다. 이 책이 쉽게 설명했다는 사람들의 말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고등학생 대상으로 쓴 책은 절대 아니다. 우리나라 수준이라면 대학교 1, 2학년 수준의 일반물리학은 마쳐야 이 책에서 설명하는 주제들의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이하라면 다른 더 쉬운 책들을 읽어보시기를. 이 책에서는 너무 방대한 주제와 너무나 혁신적인 사고들과 실험들을 다루고 있다. 게다가 실험도 말로만 설명을 하고 있고, 앞 뒤의 강의들을 생략한 체 단지 6개의 강의만을 빼냈기에 앞뒤 단락이 끊겨 버리기도 한다. 어쨌든 이 강의는 수재들을 위한 1년 짜리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번역 부분에는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명강의란 느낌을 받기는... 글쎄.. 차라리 같은 저자의 "일반인을 위한 QED 강의"는 확실히 쉬웠다. 이 책은 한번 읽고 던져버릴 만한 내용이 아니었다. 공부해야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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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세계사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유시민 (푸른나무,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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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진화론을 믿지는 않지만, 진화를 완전히 부정하지도 않는다. 다 하나님의 뜻이 있으셔서 조금씩 환경에 맞게 변화할 수 있는 능력주셨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진화를 허락하지 않으신 것 같다. 그 자체로도 하나님의 형상을 닮았기에 다른 어떤 피조물보다 완전하기 때문일까? 그래서 더는 발전과 변화를 기대하기 힘든것을까? 뜬금없이 서두가 시작되었다. 유시민씨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세번째 읽었다. 처음은 중학교 1학년 때, 아는 이야기보다 모르는 이야기가 더 많고 특별히 감동 받은 것은 대장정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처음 알았고 말콤X라는 사람에게서 킹목사와는 전혀 다른 느낌 - 강한 공감을 했다는 것 정도. 고등학교 때는 현대사 공부에 도움이 될까 싶어 빠르게 훝어 읽어서 별 느낌이 기억에 없다. 그리고 머리가 많이 굵어진 지금, 개정판을 다시 읽었다.

  전혀 다른 책을 읽은 느낌이다. 그 때는 알지 못했던, 보이지 않았던 사실들을 책에서 읽을 수 있었다. 유시민씨의 책 전체를 관통하는 화두 중 하나는 "인간을 신뢰할 수 있는가?" 이다. 대답은 "No"인것 같다. 이원복씨가 "현대문명진단"에서 "정보와 책의 숫자는 중세보다 수 억배가 늘어났지만 오늘날 과연 누가 괴테보다 지혜롭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라고 했던 그 질문과 같다. 사람들은 스스로를 무척 지혜롭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믿어 왔지만 조금 지난뒤 뒤돌아보면 역사가 생긴 이후의 행보와 별다를 것이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며 자신과 남을 다르게 대하고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전쟁을 필요악이라고 생각하고 약한자를 짓밟고 강한자 앞에서 숙이고...

  인류는 계속 그래왔다. 문명과 기술은 계속 발전해 왔고 경제 규모 또한 대공황조차 이겨내며 끊임없이 커지고 있지만 인간의 정신은 여전히 돌도끼를 돌던 시절 그대로이다. 정의라고 부를말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은 때론 끝없이 후퇴하고 사라져버리기도 했다. 실제로 역사에는 수백년씩 기록을 남길 지혜조차 갖지 못한 시대가 있었다. 미케네 문명 멸망이후, 로마 문명 멸망 이후, 출애굽 당시의 이집트 가 그러하다. 자랑스러워 하는 인류의 역사는 수백년씩 구멍이 뚫려 있다. 인류의 정신이 사라졌던 시대이다. 마녀사냥, 드레퓌스, 메카시즘, 빨갱이, 빈라덴, 후세인으로 이어지는 편견과 오만의 역사들. 스스로를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록 인류는 자신의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이다. 칼이 날카로우면 날카로울수록 그 아들의 손목을 자르기도 쉬운것을 아직도 깨닫지 못한다. 아니 영원히 깨닫지 못하겠지... 그 아들은 아버지의 이름조차 기록하지 못할것이다. 도리아인들, 반달족들과 같은 날카로운 칼을 문 손없는 아들들의 출현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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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소수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시오노 나나미 (한길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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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일런트 마이노리티 - 침묵하는 소수 란 번역은 조금 틀린 것 같다. 시오노 나나미가 말하고 싶었던 사람들은 "제2의 인생"에 나오는 상인 같은 사람이 아닐까. 앞선에 나서는 장관들이 아니라 밑에서 조용히 실무를 진행하는 차관들, 메이저리그 밑에서 묵묵히 연습하면서 두터운 선수층을 받쳐주는 마이너리거 같은 사람들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한발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사일런트 마이노리티 들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제 2의 인생"의 주인공이 이런 사람이다. 처음에는 그저 통역관으로 쟁쟁한 외교관의 보조였을 뿐이었지만 결국 그는 국가를 위한 치열한 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낸다. 겉으로 드러난 사람은 아니지만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이 책은 시오노 나나미가 잡지 등에 기고했던 글들과 기행문, 짧은 수필 등을 모은 책이다. 책 전체가 사일런트 마이노리티 - 사람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시오노 나나미 다운 묘사들과 설명이 눈에 띄는 책이다. "남자들에게"보다 좀더 공적인, 정치적인 글들이 눈에 띈다. 여전히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단적인 화법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혁신과 보수, 파시즘 같은 정치 사상에 관한 좋은 견해들, 격언들, 따듯한 러브스토리, 여행의 풍경 등 읽는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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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의 QED 강의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리처드 파인만 (승산,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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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수학원에서 첫 물리 수업 시간에 이런 일이 있었다. "내가 만약 이 책상을 수직으로 들고 10m 이동한 후 다시 10m를 돌아온다면 나는 "일"을 한 것이냐?" 공부를 많이 했다는 재수생들중 대부분은 "아니오"라고 대답을 했다. 이유는 고등학교 물리책에 1. 힘의 방향과 운동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일"을 한 것이 아니다. 2. 시작위치와 최종위치가 같다면 운동은 없는 것과 같다 라는 구절을 읽었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참 바보같다며 "내가 힘이들고 에너지가 소비가 됬는데 "일"이 없을수가 있냐?" 요는 발상의 전환이다. 양자역학적 시각에서 보면 뉴튼역학은 틀렸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동안은 이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광자는 미시적으로 보면 뉴튼역학과 전혀 다르에 운동한다. 어디로 움직일지 알 지 못한다. 다만 확률적으로 추측할 뿐이다. 고등학교 내내 배우고 대학 까지 와서 다시 배웠던 물리의 기본법칙들이 무너질 때 오는 충격은 적지 않았다. 미시적, 10의 -39승 근처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세계에 관한 안내서로 이책은 좋은 책이다. 빛은 거울에서 자기 멋네로 튀고, 빛은 직진 하지 않으며, 빛은 자기 마음데로 굴절한다. 하지만 어렵기는 여전하다. 1강과 2강은 그런데로 받아들여 지고 이해하기 쉽지만 보다 2차원적인 그래프들 앞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 몇가지 질문은 여전하다. 1. 뉴튼 역학이 틀렸다면 이제는 고등학교에서도 양자역학 부터 강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이들에게 여전히 틀린 지식을 절대적 지식으로 가르치는 것은 아닌것 같은데... 2. 책에서 설명하는 화살표 덧셈과 곱셈은 분명히 우리가 배운 백터의 덧셈과 곱셈이다. 수학에 무지한 일반 미국인에게는 아무 생각이 안들겠지만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사람이라면 시간이 벡터의 방향으로 바뀌는 이상한 과정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 시간의 길이(양)과 벡터의 방향(벡터)는 전혀 다른 것인데 말이다. 3. 단일, 이중 슬릿을 지나가는 빛의 줄무늬(중첩무늬) 를 대학교 일반물리 책에서는 빛의 파동성을 설명하는 실험으로 하지만 이 책에서는 빛의 입자성을 설명하는데도 사용한다. 물리학과 누님의 말씀 : 양자역학은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하나님을 인정하게 된다. 양자역학은 하나님이 세상에 자신을 나타내시는 방법이다.

[인상깊은구절]
  여러분이 강연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즉, 내가 자연은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행동한다고 말한다 해도 여러분은 자연이 '왜'그런 방식으로 행동하는지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여러분도 잘 아라시피 그 '왜'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연이 왜 그토록 기묘한 방식으로 행동하는지 나로서도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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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벼슬하며 그대를 생각하노라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정창권 (사계절,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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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배운 역사들과는 매우 많이 다른 책이다. 미암의 일기와 수많은 기록들을 근거로 조선초기 양반의 생활을 그림을 그리듯 보여준다. 마치 시오노 나나미의 전쟁3부작, 색채3연작에서 중새인의 생활을 설명하기 보다는 그림을 그리듯 설명을 해나갔던 처럼 미암 부부의 생활을 설명하기 보다는 소설 처럼 써 나간다. 다만 이야기의 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완전하지 않아 책 전체적으로는 어중간한 형태가 되었다. 역사책으로는 쉽고 소설이라 부르기는 좀 어색한 그런 겉모양이다. 하지만 미암과 그 부인의 시와 글들, 동시대 인들의 많은 한시들을 소개하여 문학적인 가치도 있는 책이다. 드라마 따위에서 보여준 과장되고 어색한 모습이 아니라 양반과 종이 어울려 살고 물물교환하는 경제가 생생하게 드러난다. 이런 모습을 배우는 것이 역사 공부 아닐까? (이런 상상 : TV드라마에서 수고한 부하에게 말린 문어를 주는...) 조선시대에 대한 생각을 많이 고쳐준 책이다. 추천.

[인상깊은구절]
  미암이 설사를 하고 나서 보니 과연 속옷이 조금 젖어 잇었다. 밑도 역시 꺼림칙하여 아무래도 씨을 수 밖에 없을 듯 하였다. 미암은 담벼락에 놓은 볓짚을 집어 서너 마디 정도를 곱게 접어 밑을 닦은 뒤 속옷을 벗어 밖으로 내밀며 분부했다.
(양반이 설사를. 속옷이 젖었다고? 그걸 일기에 기록까지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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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신경림 (우리교육,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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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떠한 예술이던 진정한 미의 극치에 이르렀다면, 인간의 최선의 걸작이라면 아무 설명없이, 배경지식 없이도 감동을 줄 수 잇어야 한다고 믿는다. 레오나르도의 그림이 그렇고 미켈란젤로의 건축이 그렇고 서태지와 신해철의 노래가 그렇고 고대인들의 동굴벽화와 뭄 타지마할이 그렇다. 장승업과 신윤복의 그림들, 이육사와 윤동주의 시들이 그러했다. 플라톤이 말했던 "미美"와 같은 개념이 실제한다고 믿는다. 그런 미를 느낄수 있는 눈과 마음이 모든 사람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중, 고등학교 교육을 통해 수 많은 시를 접해왔지만 한번도 시 자체를 느껴보라고 배운 적이 없었다. 교과서에는 시의 한 단어 한 단어에 해석과 대구되는 구절이 붙어 있었고 언제, 왜 이런시를 썼고 이 시는 한국 문학사에서 이런 가치가 있다고 배워야 했다. 때론 "청포도"에 관한 트집거리들, 한용운의 "님"과 "첫키스"에 관한 모순들에대해 들어야 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찬가지 였을 것이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배웠던 동일한 시를 "한국대표시선집"이라는 두꺼운 책에서 아무 설명없이 자유롭게 다시 읽었을때 정말 큰 감동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말갛게 씻은 얼굴의 고운 해가 내 눈앞에 솟아 올랐던 것을 느꼈다.

  이 책, 느낌표 덕분에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많은 학생들이 이 책을 읽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시인들과 그 작품들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설명들은 크게 와닿지 않는다. 만약 어떤 시를 설명과 배경지식 없이는 감동을 느낄 수 없다면 그것은 예술의 참모습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는 시 자체만으로도, 그 운율과 어감만으로도 가치있다. 시는 "시인의 사물에 대한 또다른 시각을 배울수 있다"는 전유성씨의 말처럼 죽음, 탄생, 저항, 교수형 당한 시신, 청포도 에서 또다른 모습을 보는 시인의 생각을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시인이 말하는 고향의 계념이 시인의 고향에서 더 직접적으로 와닿는 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시인이 말하는 고향의 풍경이 진짜 고향 "경주" 가 아니라 "무릉도원"이라도 상관없다. 저자의 말처럼 시인이 무엇을 보고 썼는지는 큰 문제가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것이 나에게 어떤 고향으로 다가오는가가 아닐까?

[인상깊은구절]
  청포도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보편화되어 있지 않았다고 시비하는 소리도 있지만 공연한 트집이다. 시는 눈에 보이는 것만을 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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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점(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56-1)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미우라 아야꼬 (범우사,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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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란 나약한 존재다. 직접적으로 기독교적인 내용은 매우 적고 그 존재감도 잘느껴지지 않지만 이 책은 기독교적 관점에서 인간의 나약함을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책이다. 주인공 요코의 빙점 - "제가 죄인의 자식이라는 점입니다." 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인간의 원죄 - "우리는 모두 아담의 자손입니다." 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 원죄는 인간적으로 흠없고 도덕적인 요코조차도 극복하지 못한다.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있지만 여전히 외롭고 지극히 도덕적이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다. 인간의 도덕이란 그렇게 죄앞에서 무력하다. 성경에 말하기를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는 말과 같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의 원죄 - 죄인의 자식 - 가 오해임이 밝혀지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자살 시도를 했을것이라며 마무리가 된다. 높은 도덕적 순수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 작가의 의도인 것 같다. "길은 여기에"와 같이 담담한 필치지만 페이지가 빠르고 쉽게 넘어가는 재미있는 책이다. 깊은 병으로 항상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살아갔던 작가 답게 인간의 존재의 의의와 죽음의 의의찾기위한 글이다. 한번쯤 읽어보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상깊은구절]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나눠 줄 수 있는 게 딱 하나 있다. 뭔지알겠니?"
"햇빛?"
"햇빛이 미치지 않는 곳에 사는 사람도 있어."
"시간? 누구에게나 하루는 스물 네 시간이잖아요."
"하기야 그렇지. 지금 아버지는 이런 생각을 했단다. 가난한 사람이나 부유한 사람이나, 건강한 사람이나 병자나 죽음만은 분명히 공평하게 나누어 받고 있다고 말야."
"정말 그렇군요. 결국은 저도 죽겠지요. 언젠가는 말이에요. 그렇지만 전 지금 거리를 바라보면서 저 많은 지붕 밑에 살고 잇는 사람들은 저마다 어떤 일인가 하고 잇으니 무척 끈질기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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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여기에
카테고리 종교
지은이 미우라 아야꼬 (지성문화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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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괜찮은 책이다. 생각해볼 거리를 많이 제시해주는 책이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인 "다니엘 학습법"에서 소개되어 더 널이 알려진 책이다. 어린 청소년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소개를 했고 실제로 그 책의 소개로 많은 학생들이 이 고전을 읽게 되었다. 하지만 신앙서적이란 느낌은 많이 들지 않는다. 한편의 참회록, 일기장 같은 느낌이랄까. 쉽게 쓰여진 "팡세"란 느낌이다. 저자는 한반의 모든 학생들의 일기장을 따로 만들어 관리할 만큼 열정적인 교사였지만 패전과 함께 지금까지 가르쳤던 책을 먹으로 지우는, 철저한 자기 부정의 경험을 한 후 삶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동시에 결핵까지 얻게 된다. 그 17년에 걸친 지긋지긋한 투병생활 속에서 정말 좋은 사람들, 특히 기독교인들을 만나게 되고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투병생활을 문학과 성서에 의지하여 버텨나가게 된다. 중간에 큰 기적도 큰 사건들도 없지만 진실하고 솔직하게 풀어나가는 그의 일상의 기록들이 오히려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왜 사는가?"란 문제는 오늘날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진 문제이다. 특히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부모님과 선생님이 짜준 꽉 짜여진 속에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삶의 이유, 삶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모든 이들이 읽어 볼만한 책이다. 예수님께서 피흘려 값을 치르신 우리의 삶은 더없이 소중하다. PS.이런 책과 책속의 많은 신실한 기독교 인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기독교인이 매우 적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인상깊은구절]
  나는 7년간, 대체 무엇을 한사코 목표하며 살았을까? 그렇듯 열심히 가르쳐 온 일이 잘못이라면, 나는 7년을 단지 헛되게 보냈을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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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오브 브라더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스티븐 E.앰브로스 (월간베스트인코리아,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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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다큐멘터리를 좋아하고 밀리터리 매니아라 불릴만한 취미를 갖고 있는 나에게는 정말 좋은 책이었다. 특히 HBO를 통해 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장면들이 책에서 나올 때면 다소 부족한 묘사가 쉽게 이해 되었다. 워낙 드라마의 화면 묘사가 치밀하고 뛰어나서 드라마 없이 이 책만 봤다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의 치열한 전투의 현장을 표현하는 데는 이만한 책도 없다. 바로 몇일 전에 "블랙 호크 다운"의 실패를 보았기 때문이다. 전쟁은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남자들에게 그 곳은 또 하나의 꿈이다. 전우들과 함께 목숨을 걸 수 있는 그런 곳에서 사냥하듯 적을 쓰러뜨리는 것은 대부분의 남자들의 피에 흐르는 하나의 환타지다. 하지만 실제로 영웅적인 전공을 남겼던 101공수부대의 대원들은 고향에 돌아온 후 기러기 한마리, 사슴 한마리 의 생명마저 아끼고 총에서 손을 때는 모습으로 변한다. 전쟁의 치열함을 격어본 사람이기에, 생명의 소중함도 더 잘아는 것일까?

[인상깊은구절]
  "할아버지는 전쟁 영웅이지, 맞지?" 하고 물어보는 손주 아이에게 해준 말이 생각이 납니다.

  "아니란다 애야. 할아버지는 전쟁 영웅이 아니라 단지 영웅들이 있던 중대에서 복무를 한 것 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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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호크 다운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마크 보우든 (청아출판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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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영화를 안보고 읽는다면 무슨 예기를 하는지 하나도 모를만큼 난잡하고 혼란스럽게 쓴 책이다. 500 페이지가 넘는 두터운 책에 지휘체계가 엉망이 되어 도시 한가운데, 그것도 사분오열된 상태로 혼란스럼게 된 부대의 이야기를 글로 묘사한다는게 말이나 되는가? 인터뷰한 부대원들을 위한 배려인지 그 수많은 부대원의 풀네임과 별명, 무기, 보직, 전사 혹은 부상 상황까지 일일이 설명을 한다. 이건 르포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다. 영화에서는 인물소개도 없고 간단하다. M60든 사람, 호송대 지휘관, SAW든 사람, 허벅지 다친 전사자 등등 화면만으로도 인물 파악이 가능하고, 영화는 인물에 억메이지도 않았다. 이 책은 무리한 것을 해 보려 했다. 도표 두장, 내용설명에 도움이 안되는 사진 몇장... 내가 무엇을 읽었는지 조차 정리가 안된다. 영화를 안 봤다면 읽지 못할 책이다. 다만, 이 책의 약 50여페이지, 전쟁이 아닌 그 전후 상황과 국제관계를 설명하는 부분만은 가치있다. 그래서 별 둘이다. 북한과 이라크 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하려는 미국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모양이다. 선의의 무력도 상대는 악으로 받아들인다는 교훈 말이다. 영화를 봐라. 책 읽는 것은 시간낭비다. 영화를 보고 뭔가 부족할 때 그때 읽어도 늦지 않다.

  어쩌면... 번역이 잘못되었을지도..

  [인상깊은구절]
국 제사회는 소말리아를 잊어버렸다. 국제적인 구호의 손길이 떠나버린 것이다. 소말리아의 얽히고 설킨 유혈 종족 분쟁은 더 이상 세계인의 관심을 끌지 않는다. 자원도 없고, 전략적 요충지도 아니고, 잠재적인 판매 시장으로서의 매력도 없는 소말리아가 유엔이 제시했던 평화 재건의 기회를 다시 얻기란 난망해 보인다. 싫든 좋든, 소말리아는 지금도 국제사회의 무력을 동원하여 국지분쟁을 해결하려는 노력의 허망함을 보여주는 산 증거로, 그리고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한 제3 세계의 반발과 증오심을 보여주는 본보기로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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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존스의 일기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헬렌 필딩 (문학사상사,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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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로맨틱코미디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원작이다. 정신없는 아줌마의 수다와 로맨틱코미디 영화의 전형적이라 할 만한 장면들, 극적인 반전과 독신여성의 고민들이 여기 저기 밖혀있는 소설이다. 재미있었고, 번역도 잘 됐다. 다만 배경지식이 부족해서 "역자 주"가 너무 많다는 것이 흠이지만. 다 읽고 나니 한 편의 영화를 본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내 나이 24. 이제 주위의 동기 여자애들은 조금씩 아줌마로 변해가고 도데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그런 쓸데없는 곳에 관심을 갖고 있고 그렇게 로맨틱한 환상에 빠지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할 때가 많이 있었다. 그 안에 "화성"과 "금성"이라는 차이가 있다고 얘기하는 작가도 있었지만, 글쎄. 중요한 것은 그런 것 보다 사회적 편견이 더 그렇게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지. 이 소설 속의 브리짓도 "독신자", "여성" 이라는 가족과 이웃들의 편견들 속에서 더욱 더 힘들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해를 하기 위해서 더 읽어야 하겠지. 읽기는 열심히 읽었지만 여전히 내 앞에는 정신없는 장면전환과 수다들이 펼쳐지는 정신없는 소설이다. 재미는 있지만..

[인상깊은구절]
"삶은 달걀은 몇 칼로리니?" 톰이 물었다.
"75칼로리"
"바나나는?"
"큰 것, 작은 것?"
"작은 것."
"껍질 벗긴 것?"
"응"
"80칼로리." 나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술은?"
"81칼로리."
"초콜릿 한 상자는?"
"10,896칼로리."
"그걸 어떻게 모두 다 외우고 다니지?"
난 잠시 생각한 후 "사람들이 알파벳이나 구구단을 외우는 거랑 같은 거지 뭐" 하고 대꾸했다.
"좋아. 그러면 9곱하기 8은 뭐지?" 톰이 물었다.
"64. 아니, 56. 아니야, 72."
"그럼 J앞에 오는 알파벳은 뭐지? 빨리 말해 봐."
"P. 아니.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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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의 발견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요시다 요이치 (사이언스북스,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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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기하학을 공부할 때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점'이란 무엇인가? 누가 완전한 한개의 '점'을 찍을 수 있는가? 칠판 위의 이 작은 점도 현미경을 놓고 들여다 보면 다시 나눌 수 있고, 그 나누어진 것 조차 또다시 나누어질 수 있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관념일 뿐이다." 그렇다. 수학, 특히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기하학은 철학의 발전된 형태이고 약속된 공리의 틀 안에서 행해지는 지적 유희이다. 뒤에 말은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아니고 내 생각이다. 이 책은 아주 오래된, 해방 이전에 나온 책이다. 지금까지 재판되고 있는 것을 보면 꽤 괜찮은 책으로 여겨지고 있는 모양이지만, 이책과 같은 컨셉의 책은 엄청나게 많고 이 책보다 재미있는 책도 많다. 이책은 고전의 가치 밖에는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이 책은 내가 고등학교 때 가졌던 생각 "수학이란 실용적이기 보다는 오히려 철학에 가까운 것" 이라고 이야기하는 유일한 책이다. 그 과정에서 '0'과 '연속성' 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들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용 자체는 쉽지 않지만 고등학교 수학을 마친 사람이라면 읽을 만 할 것이다. 감동적이고 신비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수학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을 소개한다면 옳지 않을까. 우리의 고등학교 수학이 너무 문제풀이 위주로 나아가면서 이런 개념적인 부분들을 소홀히 하는 것이 사실이다. 수의 영역이 왜 확장되어야 했는지, 유클리드 공간 만이 아닌 다른 공간을 다루는 기하학도 있다라는 "개념"적이고 사고의 "확장"을 유도하는 수학은 죽어있다. 이 책을 읽어보고 "철학'으로써의 수학, 즉 "생각"이 확장될 수록 함께 늘어나는 수학의 영역을 맛보기 바란다.

[인상깊은구절]
그리스인은 다루기 힘든 괴상한 수가 이다지도 많았으리라고는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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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국딱 절반만 좋다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이진 (북앤월드,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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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공부를 하는 나같은 학생에게 괜찮은 책이다. 특히 그 목적이 단순히 수능이나 토익의 점수를 따는 것이 아니라 영미인의 문화를 이해하고 유학 등으로 인한 미국생활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미국을 보여준 책이었다. 그동안 내가 미국을 봐온 창은 "프렌즈"라는 창이었다. 뉴욕에서의 자유분방한 30대 젊은이들의 삶은 참 많은 것을 보여줬고, 그 행간에서 느껴지는 미국의 고용문화, 데이트, 파티문화 등은 참 재미있었고 한편으로는 내 자신이 미국에 "적응"해 가고 있다고 느낄만 했었다. 하지만 한국사람이 서울사람과 부산사람의 기질적 차이가 있고 강남학생, 강북학생을 옷차림만 봐도 구별할 수 있듯이 미국안에서도 북부사람, 남부사람을 한눈에 구별할 수 있고 그 남부사람이 상당히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사람이라는 것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물론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란 것이 이진 씨의 개인적 견해에 불과 할 수도 있다.)

  미국정치에 관한 해설, 특히 클린턴이 그런 성추문과 스타검사의 집요한 특검수사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말년을 마무리하고 인기강사로 수백만 달러대의 연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은 신문을 통해 알고 있었다. 그런 악재들에도 불구하고 인기있는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었던 클린턴에대한 설명은 신문 등에서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것들이었고 특히 드라마 "웨스트 윙"에 대한 설명은 매번 지나치던 드라마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각 장 마지막에 미국에 관한 간단한 퀴즈 역시 잘 준비되어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참고문헌을 넣어줬으면 내용에 좀더 신뢰가 갔을 것이다. 재미있는 책입니다. "일본은 없다"같이 지독히 비관적 시각이 아니고 공화당 사람들(제목의 "딱 절반"들)에 대한 한없는 사랑과 기대를 갖게 만들어 줍니다. 반대 시각도 읽어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인상깊은구절]
  그 순간 청문회장은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당황해하는 메카시를 쳐답며 웰치는 다시 한 번 이렇게 물었다.
  "(그렇게 많은 세월을 허비한 후)결론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상원의원님, 당신은 정말 창피하지 않으십니까?
그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장내는 우레와 같은 박수로 가득 찼다. 수많은 지식인드르이 직장을 빼앗고 때론 자살에까지 이르게 했던 매카시즘식 마녀사냥은 그렇게 해서 그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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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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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박원순 (한겨레신문사,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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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왜 읽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내 답은 "행동의 지침을 삼기 위해서"이다.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고 후세 까지도 정의롭고 올바른 행동이었다고 인정받을 만한 일들을 나도 하기 위해서 역사를 읽는다. 투표란 형태든, 직접 공무를 담당하든 "정치"와 "사회"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역사를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도서관에 재판 판례집과 같이 놓여 있었지만 실제 내용은 한 권의 역사책이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같은 그런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역사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었던 역사적인 재판들에 대하여 우리 역사와의 비교를 해준다는 것이다. 토머스 모어 와 일제에 침묵했던 문인들, 마녀사냥과 빨갱이 사냥, 드레퓌스와 지식인, 필리페 페펭의 제판과 친일파 처단, D.H.로렌스의 재판과 반노, 즐거운사라 같은 외설소설 문제. 단순히 읽고, 놀라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역사와의 비교를 통해 한번 더 생각해 보게 하는 책들이다. 이런 역사를 몰랐기에 우리는 근대에 이 바보같은 재판들을 반복했던 것일까?

  또 한가지 이 책이 좋았던 것은 역사적 명문들의 원문을 실었다는 것이다. 많은 책들이 이 책에서 다룬 사건들, 재판들을 다루지만 대부분은 저자의 말로 바뀌어 실린다. 이 책에서는 그 원문들을 완역으로 실었고, 사진을 곁들여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책임을 져야 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밝힘으로써 그 책임을 묻는 것도 새로왔다. 정말 주옥같은 금언들을 읽었다. "내 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 "수염은 반역죄를 저지른 적이 없으니...", "그렇다면 공작과 나 사이에는 나는 오늘 죽고 공작은 내일 죽는 다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같은 토머스 모어의 죽음에 초연한 금언들.

  20세기의 문명 국에서 중세 마녀재판과 꼭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에서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의 의미를 새삼 느꼈다. 인류가 중세 로마인들의 문명보다 발전된 삶을 살고 있는가? 글쎄. 어느 순간에 다시 암흑시대로 돌아갈 지도 모든다. PS. 로젠버그 부부의 재판 당시 "미국인"에 대한 "미국의 피해"에 관한 "미국법정"의 불의한 재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인 반미시위와 항의가 있었고 더블린에서는 화염병 까지 날았었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피해"에 관한 "미군법정"의 불의한 재판이었음에도 우리 신문들은 반미시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어느것이 잘못된 것일까?

[인상깊은구절]
  하지만 역사는 언제나 흘러간다. 세상은 변하는데 판결은 영원히 바꾸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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