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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Non IT

식코 (SICKO) - 마이클 무어 (Michael Moor)

식코
감독 마이클 무어 (2007 / 미국)
출연 마이클 무어, 토니 벤, 조지 W. 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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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보수주의자들,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한가지 있는데, 눈에 보이는 되지도 않는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는 점이다. 마이클 무어의 장기는 그들의 거짓말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그 뻔뻔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DVD 표지에는 이 영화를 "Funniest Moview" 라고 표현을 하는데, 이런 상황이 우습다고 느끼는 것은 이런 보수주의자들의 뻔뻔함 때문일 것이다. 그나마, 미국이라는 나라가 이런 최악의 상황속에서도 괜찮은 점이 있다면, 국회의 청문회 제도와 정치후원금 공개 제도 때문에 누가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는 (즉, 누구의 돈을 먹었는가를 알수 있기 때문에)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런 내용조차 비밀로 숨겨지고, 단지 스캔들과 폭로로만 남기 때문에 "정치공세다" 하면 모든게 끝나버리는 저질 정치를 하고 있다.



 지 난 100분 토론에서, 제주 특별자치도에 영리법인의 병원을 허용하자는 주제가 있었다. 영화에서도 그랬지만, 그 토론에서도 너무나 눈에 뻔히 보이는 거짓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주장되었다. 주민투표를 통해서 무산된 것은 너무나 다행이지만, 영화에서와 같은 주장이 있었다. "영리법인 병원은 주민을 위한 병원이 될 것이며, 건강보험 소지자를 차별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이 말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10%도 안되는 수익률의 병원에 투자자를 모으려면 수익률을 30% 대까지는 개선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낮은 수가의 건강보험 환자들을 제한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이런 뻔한 거짓말을 TV 토론회 씩이나 나와서 당당하게 할 수 있는 것, 이게 보수주의자들의 특징이다.



 물론 한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이 영화에 있다. 프랑스 부부의 인터뷰를 하면서 "수입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식료품비 라고 대답하는 장면이다. 아마, 그들이 밝힌 수입은 세후 수입일 것이다. 쿠바는 모르겟지만, 서유럽의 선진 복지국가들의 대부분이 50%가 넘는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 이런 높은 세율을 부담하면서도 모든 사람들에게 의료보험을 제공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의 당연한 의무이다 라고 합의한 것이 서구 사회고, 비용의 효율성만을 강조한 것이 미국의 제도이다. 그리고, 사회보험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합의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감기보험' 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 한국의 어정쩡한 의료보험 제도이다.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노르웨이, 영국, 캐나다는 석유가 나오는 자원 부국이고, 프랑스의 자국의 농업생산만으로도 유럽전체를 먹여살린다는 광대한 나라다. 즉 풍부한 재원이 있어서, 그 재원이 독점만 되지 않는다면, 국가의 약한 곳을 채우는데 충분하다는 점이다.



 국민들이 우리의 현행 의료보험 제도에 불만을 갖고 있다면, 우리도 다시 한번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할 것이다. 과연 누가 이 사회에 새로운 의료보험제도를, 새로운 합의를 도출해낼 것인가. 만약 그런 정치인이 나온다면, 그는 김구 선생님 이후 한국 사회의 영웅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