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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개) 꿈의 해석 - 프로이트는 역시 옳았다

  오늘 아침, 잠자리에 든지 5시간 반 만에 소스라쳐 놀라 일어났다. 꿈이 너무나 생생해서 그대로 다 기억이 난다. 이건 완전한 개 꿈이었다.

  꿈은 이랬다. 남해 어디인가 가까운 섬의 바다가 보이는 멋진 팬션이었다. 처음엔 혼자 왔다 싶었는데, 어느새 아버지와 같이 있었다. 아버지에게 "이렇게 바다가 보이는 곳에 팬션을 짓는 것도 좋지만, 자그마한 인공섬을 만들어서 팬션을 짓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라고 말씀을 드렸었다.
  바다가 보이는 창가 침대에 아버지가 엎드려 계셨고, 여느때 처럼 아버지 어께를 주물러 드리고 있었는데, 평소와 다르게 몹시 아파하셨다. (여기서 뭔가 생경한 느낌이 들어 살짝 의식이 깨어남) 그러더니 갑자기 아버지가 처음 보는 약한 모습으로 하소연을 하시면서 돈을 주고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평소에 글을 주고 받고 했는데, 어느날 방명록에 국가 기관 (K - 뭐였다) 에서 위법인 글을 올렸다며 벌금 3천만원을 납부하라는 글을 남겼다고 하셨다. 평소에 이러려고 했던 홈페이지가 아닌데, 이제 내가 망하게 되었니 이가 제발 좀 3천만원 만 융통해 다오 하면서 엉엉 우시는 것이 었다. 엎드려 우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생경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해서, "제가 어떻게든 3천만원 변통해 드릴께요. 걱정마세요. 수가 있을거에요" 라고 말씀드리고는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거 보이스 피싱의 일종 아냐?" 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 이거 꿈이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눈을 떳다.

 이거 완전 개꿈이다. 오늘 하루 종일 이 꿈이 머릿속을 떠나지를 않는데, 너무나 생생했기 때문이다. 근데, 다시 되집어보니,

 1. 바닷가가 보이는 팬션 - 어제 회사 동료가 여름 휴가를 위해 예약 했다는 팬션 홈페이지를 보면서 방을 골라줬다. 바다가 보이는 전망이 좋은 거제도의 팬션 되시겟다.

 2. 인공섬을 만들어 팬션 짓기 - 어제 회사 동료랑 홈페이지 보다가 내가 한 말이다.

 3. 평소와 다르게 어께 주물러 드리는 것을 아파하시는 아버지  - 역시 지난 주, 회사 동료가 어께가 불편하다고 해서 안마를 해주려 했더니 더 아파했다. 어께 인대가 늘어난 상태에서 담이 와서 손 대는 것만으로도 몹시 아프다고 했었다. 유일하게 어께 안마를 아파했던 동료였다.

 4. 아버지의 홈페이지, 국가기관 사칭, 3천만원 벌금 - 내 최근 관심사와 블로그에 적은 글의 주제가 "저작권법 위반"과 관련된 것이었다. 즉, 우리 아버지도 한명의 불쌍한 블로거 엿던 것이다.

 5. 3천만원 땡겨 주지 않으면 죽는다 - 자기 전에 읽은 "오쿠다 히데오" 의 소설 "최악" 의 주인공이 내내 돈 문제로 야쿠자에 쫒겨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가는 청년과, 새로운 기계를 들여오기 위해 은행 융자를 위해 하소연하며 뛰어 다니는 영세공장 사장님이다.

결론적으로, 어젯밤 내 꿈은 최근 내가 보고, 듣고, 읽고, 쓴 것의 종합으로, 내 경험이 꿈으로 다시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아주 괴상 망측한 한 편의 완성된 시나리오가 되어서...

역시, 프로이트는 옳았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