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 Review/Non IT

0의 발견 - 요시다 요이치

0의 발견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요시다 요이치 (사이언스북스, 2002년)
상세보기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기하학을 공부할 때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점'이란 무엇인가? 누가 완전한 한개의 '점'을 찍을 수 있는가? 칠판 위의 이 작은 점도 현미경을 놓고 들여다 보면 다시 나눌 수 있고, 그 나누어진 것 조차 또다시 나누어질 수 있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관념일 뿐이다." 그렇다. 수학, 특히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기하학은 철학의 발전된 형태이고 약속된 공리의 틀 안에서 행해지는 지적 유희이다. 뒤에 말은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아니고 내 생각이다. 이 책은 아주 오래된, 해방 이전에 나온 책이다. 지금까지 재판되고 있는 것을 보면 꽤 괜찮은 책으로 여겨지고 있는 모양이지만, 이책과 같은 컨셉의 책은 엄청나게 많고 이 책보다 재미있는 책도 많다. 이책은 고전의 가치 밖에는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이 책은 내가 고등학교 때 가졌던 생각 "수학이란 실용적이기 보다는 오히려 철학에 가까운 것" 이라고 이야기하는 유일한 책이다. 그 과정에서 '0'과 '연속성' 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들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용 자체는 쉽지 않지만 고등학교 수학을 마친 사람이라면 읽을 만 할 것이다. 감동적이고 신비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수학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을 소개한다면 옳지 않을까. 우리의 고등학교 수학이 너무 문제풀이 위주로 나아가면서 이런 개념적인 부분들을 소홀히 하는 것이 사실이다. 수의 영역이 왜 확장되어야 했는지, 유클리드 공간 만이 아닌 다른 공간을 다루는 기하학도 있다라는 "개념"적이고 사고의 "확장"을 유도하는 수학은 죽어있다. 이 책을 읽어보고 "철학'으로써의 수학, 즉 "생각"이 확장될 수록 함께 늘어나는 수학의 영역을 맛보기 바란다.

[인상깊은구절]
그리스인은 다루기 힘든 괴상한 수가 이다지도 많았으리라고는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